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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사상 유례 없는 대혼전이다. 지난해 ‘군도’ ‘명량’ ‘해적’의 3파전에서 ‘명량’이 일찌감치 선두로 치고 나가 다소 싱겁게 끝났다면, 올해는 ‘암살’ ‘MI5’ ‘베테랑’이 한 치의 양보 없는 대혈투를 벌일 전망이다. 관객은 즐길 일만 남았다.
5일 영진위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8분 현재 ‘베테랑’은 25.3%의 예매율로 1위에 올랐다. 2위 ‘MI5’는 24.2%, 3위 ‘암살’은 21.1%다. 세 작품 모두 20%대의 예매율로 여름 시장을 3등분하고 있다.
류승완 감독의 최고 흥행작은 ‘베를린’으로 716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베테랑’은 ‘베를린’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영화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안하무인 재벌 3세에 통쾌한 응징을 가하는 이야기가 시원하고, 성룡영화를 연상시키는 액션신이 호쾌하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 ‘대사빨’이 웃음을 자아내고, 주연급 배우들은 말할 것도 없고 단역배우까지 가세한 코믹 연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황정민-오달수의 코믹 호흡은 더할 나위 없이 안정적이고, 악랄한 악역에 처음 도전한 유아인의 광기 어린 연기 역시 비할 데 없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충무로 액션키드’로 데뷔해 이제는 ‘충무로 액션장인’ 반열에 오른 류승완 감독의 물오른 액션 감각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극 초반부 황정민의 창고 액션신부터 극 후반부 명동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황정민과 유아인의 혈투에 이르기까지 때론 유머러스하고 때론 격렬한 액션이 극의 상황에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며 재미를 배가시킨다.
‘MI5’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가운데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첩보영화의 서스펜스와 액션영화의 스펙터클을 최적의 수준에서 결합시켜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날아오르는 군 수송기에 직접 매달리는가 하면, 26만 리터의 물 속으로 들어가는 등 톰 크루즈의 몸을 사리지 않는 리얼 액션이 연신 감탄을 자아낸다. 외신에선 오스카에 액션 스턴트 상이 있다면, ‘MI5’가 받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암살’은 ‘MI5’와 ‘베테랑’의 공세 속에서도 천만영화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다. ‘흥행 불패 신화’에 빛나는 최동훈 감독은 작심하고 감정적으로 뜨거운 영화를 내놓았다. 이름 없이 사라져간 독립군의 헌신을 되살려내고, 친일파에 대한 단죄로 역사의식까지 고취시키며 관객을 사로 잡았다.
‘베테랑’ ‘MI5’ ‘암살’의 양보 없는 3파전은 다음주에 ‘협녀:칼의 기억’(13일 개봉)이 가세하면서 4파전으로 늘어난다. 20일 개봉하는 판타지 멜로 ‘뷰티 인사이드’는 여름시장을 5파전으로 확대시킬 전망이다. 시사회 이후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데다 5만 시사회를 개최해 입소문을 퍼뜨리는 전략으로 앞선 네 편의 영화를 따라잡겠다는 각오다.
여름시장을 5파전으로 규정하면‘미니언즈’가 토라질지도 모르겠다. 개봉 첫 주 1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인사이드 아웃’보다 더 빠른 흥행속도를 보이고 있으니까.
기상청은 폭염이 이번 주까지 계속된다고 예보했다. 그러나 극장가는 이달 말까지 계속 뜨거워질 것이다.
[‘베테랑’ ‘MI5’ ‘암살’. 각 영화사 제공]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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