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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어셈블리'속 정치인 정재영, 장현성, 박영규에 딱 맞아떨어지는 사자성어가 화제를 낳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극본 정현민 연출 황인혁 최윤석 제작 어셈블리문전사 KBS미디어 래몽래인)에서 극중 여당 양대 계파의 수장인 장현성과 박영규 그리고 계파정치의 희생양으로 살생부에 그 이름을 올리게 된 정재영의 상황을 동물에 비유한 사자성어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뉴스를 보다 보면 국회의원들이 사자성어를 자주 인용하는 장면을 접할 수 있다. 이는 현 정치상황을 네 글자로 축약해서 전달하기 쉽고 또 그 안에 따끔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아 던지기 위해서인 것. 그런가 하면 권력이 가진 약육강식의 속성 때문에 정치인들은 종종 동물에 비유되기도 한다. '어셈블리'속 정치인들은 어떤 고사성어와 동물에 해당되는지 살펴보자.
# 백도현 응시낭보(鷹視狼步) "매의 눈으로, 이리의 탐욕으로!"
백도현(장현성)은 매처럼 날카로운 눈으로 전략적 이점을 살피고 이리처럼 기척을 숨기고 다가가 낚아챈다. 대통령의 황태자, 차기 대선후보라 불리는 여당의 실세 백도현은 겉으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속에서 끓어오르는 권력욕을 감추고 있어 매와 이리의 사냥법에 빗댄 사자성어와 잘 어울린다.
극중 백도현은 권력의 지형도를 꿰뚫어보며 은밀하게 지역구를 옮겨 탈 꼼수로 진상필을 허수아비 의원으로 당선시켰다. 마침내 그 쓸모가 다한 진상필을 토사구팽 격으로 살생부에 올리며 경제시를 두고 일전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는 사자가 토끼를 잡을 때도 전력을 다하듯 이빨을 드러내고 잔인한 사냥의 계절이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그의 옆에서 말을 옮기는 홍찬미(김서형 분)는 호가호위의 여우. 백도현의 권세를 빌려 위세를 부리는 점과 상황을 봐서 발을 빼는 용의주도함은 눈치 빠른 여우와 꼭 닮았다.
# 박춘섭 호시탐탐(虎視眈眈) "범이 먹이를 노리듯!"
박춘섭(박영규)이 가장 자주 하는 대사는 '내비둬'. 진상필이라는 예측하지 못한 돌발 상황에도 자기 쪽에 유리해지기 전까지 기다리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보는 고단수의 정치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련한 5선의 노정객인 박춘섭의 생존의 기술은 진퇴, 공방의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잡아내는 수읽기와 잔뼈 굵은 거래수완 뿐만은 아니다. 그가 고령의 나이에도 반청파의 수장으로 당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자기 사람들을 끝까지 챙기는 의리 있는 보상과 미리 잔가지를 쳐내는 철두철미한 관리 덕분. 백도현과 진상필의 싸움을 넌지시 부추기면서 당권장악 준비를 차근차근하고 있는 박춘섭이 어쩌면 가장 무서운 인물이 아닐까 싶다.
# 진상필의 우공이산(愚公移山) "바보처럼 꿋꿋이!"
진상필(정재영)에게서는 '우공이산'이라는 사자성어가 딱 들어맞는다. 우공이라는 사람이 산을 옮기려 하듯 낯선 국회에서 자신처럼 억울한 사람이 없게 만들겠다는 굳센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는 그의 투박하고 우직한 모습은 동물에 비유한다면 소를 떠올리게 만든다.
다만 소는 소라도 야성을 간직한 들소다. 그는 국회에 들어오자마자 불 같은 성질을 이기지 못해 이리 들이받고 저리 들이받고 백도현과 박춘섭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여당을 엉망진창으로 헤집어댔다. 지금은 공천을 미끼로 한 백도현의 재갈에 물려 남의 밭을 갈고 있는 처량한 신세지만 결국 살생부에 이름이 오르면서 독이 바짝 오른 그의 아생 본능이 본격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무엇보다 진상필의 바보 같고 외로운 투쟁과 노력이 희망과 소통을 가로막고 있는 구태 정치라는 거대한 산을 옮길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어셈블리'는 무식해서 용감하고, 단순해서 정의로운 용접공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이 '진상남'에서 카리스마 '진심남'으로 탈바꿈해가는 유쾌한 성장 드라마.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회'의 세세한 이면과 '정치하는 사람들'의 사실감 넘치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한국 정치의 단면을 가감 없이 그려내고 있다.
살생부에 오른 정재영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면서 극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예정인 '어셈블리' 7회는 오늘(5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왼쪽부터 박영규 정재영 장현성. 사진 = 어셈블리문전사 KBS미디어 래몽래인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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