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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극본 장현주 연출 이성준)가 좀체 도약을 못하고 있다.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으니 열대야 속에 '본방사수' 하는 시청자들의 가슴만 답답할 노릇이다.
조선시대 흡혈귀를 소재로 한 '밤을 걷는 선비'는 20부작으로 딱 9회까지 방영됐다. 6일 10회가 방영되면 이제 막 반환점을 돌게 된다. 전체 이야기의 절반을 소화한 셈인데, 과연 절반이나 온 게 맞나 싶을 만큼 체감하는 이야기 속도는 매우 더디다.
크게는 흡혈귀가 된 김성열(이준기)과 숨은 지배자 흡혈귀 귀(이수혁)의 대립을 그리고 있지만 지금까지 대개의 이야기가 음란서생의 정체에 할애되고 있는 게 느린 전개의 원인이다.
음란서생은 성열이 귀와 맞서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다. 그런데 이미 시청자들에게는 진작 음란서생의 정체가 세손 이윤(최강창민)이란 사실이 드러난 상황이다. 음란서생을 찾는 귀의 추적이 긴장감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내내 음란서생 혹은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정현세자 비망록'에 대한 이야기만 이어지다 보니 끈기 있게 지켜 보기 벅찬 호흡이다. 중간중간 가벼운 이야기나 다른 갈등이 비집고 들어와 호흡을 굴곡있게 만들어줘야 할 텐데 지금의 전개는 다소 버거운 일방통행이다.
성열과 여주인공 조양선(이유비)의 멜로신이 배치되어 있긴 하나 맥락에 어울리지 않게 뜬금없을 때가 있고, 아무리 퓨전사극이라도 배경음악이 지나치게 현대적인 감성이라 이질감을 준다. 후반부를 위해 아껴두는 것인지 1인2역으로 등장하는 배우 김소은의 존재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전개도 아쉬운 대목이다.
시청률은 자체 최고 시청률이 이번 9회 방송이 8.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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