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 향한 류중일 감독 속내 "타율↑보다 실책↓"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수비를 더 잘했으면 좋겠다."

삼성 김상수는 6일 현재 타율 0.272 5홈런 45타점 41득점 22도루를 기록 중이다. 일반적으로 수비형 유격수로 분류되지만, 공격력도 준수하다. 2009년 데뷔 후 단 한 시즌도 3할을 때리진 못했지만, 통산타율 0.274로 괜찮다. 지난해에는 53도루로 생애 첫 타이틀 홀더가 됐다. 타점도 63개나 올렸다.

강정호(피츠버그)의 괴물같은 활약과 메이저리그 진출, 그의 후계자 김하성의 장타력(14홈런)과 김재호(두산)의 고타율(0.319)이 돋보인다. 이젠 유격수도 타율 3할에 홈런 15~20개는 기본적으로 때려야 팬들에게 인정받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국내 최고 유격수 출신 삼성 류중일 감독의 시선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타격에서 김상수만큼만 해줘도 OK라는 게 류 감독의 말. 유격수는 수비로 말해야 한다는 게 류 감독의 결론.

▲타율 0.280, 굉장히 좋은 유격수

류 감독은 5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신인을 스카우트를 할 때 각 포지션별로 우선적으로 보는 항목이 있다"라고 했다. 무슨 의미일까. 그는 "1루수와 3루수는 장타력, 투수는 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구속과 제구력을 우선적으로 본다"라면서 "유격수와 2루수는 수비가 최우선이다. 수비가 되면서 공격력도 좋으면 특A급 유격수"라고 했다. 현대야구에서 타격 좋은 유격수들이 많이 나왔지만, 기본적으로 수비가 밑바탕에 깔리지 않으면 아무리 공격력이 좋아도 유격수로서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

류 감독은 "유격수는 2할5푼만 쳐도 된다. 2할8푼을 치면 굉장히 좋은 유격수"라고 했다. 결국 류 감독 기준에 김상수의 공격력은 예전 강정호, 올 시즌 김재호보다 부족해도 합격점이다. 그는 예전부터 수 차례 "안타와 홈런은 중심타자들이 많이 쳐줘야 한다. 9번타자(김상수는 주로 9번으로 나선다.)에게 많은 걸 바라면 안 된다"라고 했다. 김상수가 굳이 타격에 더 욕심을 부릴 필요는 없다는 의미.

류 감독은 "9번을 치면서 타율 3할이 쉽지 않다. 첫번째, 두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하면 이후 안타 한 개 치기 바쁘다"라고 했다. 9번타자는 가장 타격 기회가 적은 타순. 시즌 초반 타수가 적을 때는 안타 1개에 타율이 쭉쭉 올라가지만, 시즌 막판 타수가 늘어난 뒤에는 안타 1개를 쳐도 타율을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 더구나 안타를 칠 기회 자체가 가장 적으니 애당초 고타율이 힘든 타순.

▲실책, 10개 초반을 넘기면 안 된다

류 감독은 김상수가 타격보다는 수비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쓸 것을 바란다. 그는 "유격수로 풀타임을 뛰면 대부분 실책 10개 넘게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유격수라면 실책을 10~15개보다 더 많이 하면 안 된다. 박진만(SK)이 전성기 때는 풀타임을 뛰면서도 실책을 10개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라고 회상했다.

올 시즌 김상수의 실책은 15개. 10개구단 주전 유격수들 중에선 비교적 많다. 김성현(SK, 18개), 김하성(넥센, 16개)에 이어 유격수 최다 3위. 실책을 적게 한 문규현(롯데, 9개), 손시헌(NC, 10개), 오지환(LG, 10개) 등과는 차이가 있다. 김상수는 2011년 22개의 실책을 범한 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4개, 16개, 14개의 실책에 그쳤다. 지난 3년보다 확실히 올 시즌 실책 페이스가 가파르다.

김상수는 기본적으로 타구 커버의 범위가 넓은 게 최대 장점. 발이 빠르고 타구 판단능력이 좋아서 깊숙한 3유간, 2루 베이스 부근으로 가는 타구를 곧잘 처리한다. 다만 과거부터 타구를 잘 잡고도 간혹 송구 실수를 할 때가 있었다. 류 감독은 "쓸데 없는 실책을 간혹 한다. 평범한 타구에 실책을 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김상수가 지금도 좋은 유격수지만,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좀 더 건실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아주 냉철한 지적이다.

[김상수(위), 류중일 감독과 김상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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