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9점.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넥센전. 2위 다툼을 하는 당사자들이 직접적으로 충돌했다. 맞대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수 있는 상황. 그만큼 승리를 향한 두산과 넥센의 동기부여는 확실했다. 더구나 올 시즌 두 팀은 이날 전까지 6승6패로 팽팽했다.
4회초까지 팽팽했다. 두산 선발투수 허준혁과 넥센 선발투수 김택형이 호투했다. 그러나 4회말 김택형이 갑작스럽게 무너졌다. 일단 두산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고, 그 속에 넥센 수비수들의 집중력 떨어진 플레이가 몇 차례 나왔다. 두 팀은 이후 공방을 벌였으나 승부는 4회말에 갈렸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4회말 선두타자 김현수의 볼넷, 로메로의 좌전안타, 양의지의 중전안타로 0의 균형이 깨졌다. 홍성흔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무사 만루. 대량득점의 신호탄이었다. 반대로 김택형은 경험 적은 선발의 한계를 드러낸 상황. 그러나 바꾸기에는 타이밍이 빨랐다. 오재원 타석에서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김택형이 볼카운트 2B1S서 투수 땅볼을 유도했다. 강습타구였다. 김택형이 반사적으로 타구에 글러브를 댔으나 잡다가 놓쳤다. 결국 투수 실책으로 기록됐다. 로메로가 홈을 밟았다.
이때부터 두산 타선의 집중력이 높아졌고, 넥센 수비수들은 급격히 집중력이 떨어졌다. 허경민의 1타점 좌전적시타가 나왔다. 3루수와 좌익수 사이에 뚝 떨어진 타구. 수비수들이 기민하게 대처했다면 처리할 수도 있었다. 맥 빠진 김택형은 후속 민병헌에게 우중간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맞았고 승부가 갈렸다. 이 타구는 넥센 중견수 이택근이 잘 따라갔으나 놓쳤다. 이어 박건우가 1타점 적 적시타를 날렸다. 김택형은 김현수에게 안타를 내준 뒤 결국 교체. 이미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쳤지만, 김택형을 그대로 두고 볼 수도 없었다.
투수가 흔들리고, 수비수들이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다 함께 무너지는 악순환을 낳았다. 넥센 수비수들에게 아쉬웠던 건 그 다음 장면. 하영민이 로메로 타석에서 폭투를 범해 1점이 추가로 나왔고, 로메로의 타구는 2루수, 유격수, 중견수 사이에 떴다. 누구도 잡지 못했다. 넥센은 이후 누구도 2루 베이스 커버를 하지 않아 로메로를 2루까지 보내줬다. 두산은 양의지가 유격수 땅볼로 출루하는 사이 1점을 보태 4회말에만 9점을 올렸다.
넥센이 경험 적은 선발투수와 수비수들이 동시에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대량 실점한 건 반대로 두산 타선의 응집력이 뛰어났다는 의미도 된다. 두산은 4회말에만 13명의 타자가 등장했다. 7안타 2볼넷이 나왔다. 7안타 중 홈런은 없었고 2루타와 3루타가 각각 1개였다. 5개의 단타가 적시에 터지면서 넥센 김택형과 하영민을 무너뜨렸다. 두산으로선 리그 최강타선 넥센을 상대로 자신들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한 판이었다.
[넥센 김택형.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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