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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극본 장현주 연출 이성준)가 10회에 이르러서야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여줬다.
6일 방송된 10회에선 결정적인 장면이 다섯 번 등장했다.
첫째, 그토록 찾아헤매던 '정현세자 비망록'을 드디어 김성열(이준기)이 찾아냈다. 온통 "'정현세자 비망록'은 어디 있느냐?"란 말만 반복해 답답하던 전개에 숨통이 트인 셈이다.
꼬일 대로 꼬여있던 과정에 비해 의외로 쉽게 찾았고, 귀(이수혁)를 없앨 비책이란 게 깜짝 놀랄 만한 수준의 것도 아니었으나, 일단 '비망록'을 찾은 것만으로도 나름 이야기가 큰 걸음을 내디딘 결과라 앞으로를 기대할 만하다.
둘째, 성열과 이윤(최강창민)이 마주했다. 지지부진한 이야기의 가장 큰 이유였던 음란서생의 정체는 진작 시청자들이 다 알고 있듯 바로 이윤인데, 이날 방송에서 비로소 성열이 '정현세자 비망록'을 이윤에게 들이밀었다.
성열이 귀를 없애고자 하는 이윤의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알린 상황이라 이제 이윤만 의지를 확고히 하면 성열과 합심해 귀와의 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두 사람이 손을 잡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셋째, 성열과 조양선(이유비)의 욕조신이다. 성열은 음란서생 사건 후 노비가 된 양선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직접 양선을 들어 안고 욕조에 함께 들어갔다. 자신의 피를 물에 흘려 양선을 치료하는 데 힘을 쏟은 것이다.
이 장면에선 성열이 양선의 옷고름을 풀고 직접 상처를 어루만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애틋한 순간이었고, 그동안 성열과 양선의 러브라인이 주변 이야기와 조화를 못 이루고 작위적으로 그려진 것에 비하면 진일보한 장면이었다. 다소 야릇한 분위기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넷째, 성열과 양선의 키스신이다. 욕조신에 이어 키스신까지 러브라인을 강화하는 장치가 한 회에 연거푸 등장했다. 이번 회에 기필코 속도감을 내고자 하는 제작진의 의지가 담긴 듯했다.
특히 키스신에선 양선이 "선비님이 너무 좋습니다. 연모합니다"라고 고백하고, 성열은 '나도 너를…'이라고 차마 말 못하고 속으로 답하면서도 양선에게 입을 맞춰, 흡혈귀와 인간의 금지된 사랑이란 비극적 요소가 짙어졌다.
끝으로 귀의 의문스러운 언급이다. 이날 귀는 과거 좋아하는 여인이 있었는데 자신이 죽였다고 혜령(김소은)에게 털어놨다.
이유를 묻자 귀는"나도 어쩔 수 없었어. 내 허락도 없이 내 아이를 낳았거든. 예전부터 흡혈귀와 인간 사이에서 나은 아이는 흡혈귀를 죽인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충격적인 사실을 밝혔다. 귀는 혜령이 "아이는 어찌 되었습니까"라고 묻자 "이미 죽었을 테지. 200년도 더 지난 일이니 말이다"라고 했는데, 분위기상 귀의 아이가 극 전개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밤을 걷는 선비'는 더딘 발걸음을 반복하며 지켜보는 시청자들을 심한 갈증에 빠트렸다. 드디어 10회가 되자 걸음의 속도를 높인 것으로 20부작의 반환점을 도는 지금 이 속도감을 얼마나 유지하느냐에 따라 '밤을 걷는 선비' 막판 성패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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