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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오포세대 청춘들의 사랑과 성장스토리를 얘기하겠다던 '파랑새의 집'은 어느새 출생의 비밀과 복수로 얼룩진 막장 드라마가 돼 있었다. 억지로 해피엔딩을 그리긴 했지만, 처음 기획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진한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극본 박필주 연출 지병현) 마지막회에서는 그간 온갖 악행을 일삼던 장태수(천호진)이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사과했다. 안타까운 이별을 맞았던 장현도(이상엽)와 한은수(채수빈)는 다시 사랑이 시작됨을 암시했고, 강영주(경수진)는 오랜 짝사랑에 마침표를 찍고 결국 김지완(이준혁)과의 사랑을 예고했다.
어차피 마지막회가 해피엔딩으로 그려질 것이란 건 예정된 일이었다. 복수는 막을 내렸고, 출생의 비밀은 모두 밝혀진 후였기에 남은 건 참회와 그런 악인들을 끌어안는 포용 뿐이었을테니. 여기에 청춘 4인방의 사랑 역시 그동안 지지부진 했던 탓에 마지막회를 통해 아름답고 행복한 결말을 그리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가 반영됐을 것이다.
'파랑새의 집'은 극 초반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알콩달콩한 사랑까지 쟁취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로 극을 이끌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출생의 비밀과 과거 악연에 얽힌 복수라는, 대중에게는 너무나 익숙하다 못해 식상하기까지한 소재가 극 후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로 인해 '파랑새의 집'은 좀처럼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당초 '파랑새의 집'은 이미 막장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안고 출발한 작품이었다. 등장인물들은 출생의 비밀과 과거의 악연 등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다. 지난 3월 기자간담회 당시 연출을 맡은 지병현 PD는 이런 "우려하시는 것처럼 막장으로 갈 생각은 없다. 옆에 있는 가족들을 조금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지만 결국 '막장'이라는 시청자들의 비난은 피할 수 없었다.
'파랑새의 집'이 이처럼 처음 기획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막장 냄새를 풍기게 된 데는 복잡하게 꼬여버린 이야기 구조가 한 몫했다. 한은수의 출생의 비밀, 김지완과 장태수의 대를 이은 악연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드라마 외적으로도 생방송에 가까운 촬영 스케줄은 배우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최종 편집에도 영향을 미쳐 전체적인 완성도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파랑새의 집'은 어느새 조금씩 산으로 가고 있었다. 예정된 해피엔딩을 위해 더 복잡하게, 더 악랄하게, 더 안타깝게 그리려 했고, 이는 곧 막장이라는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드라마였다.
[KBS 2TV '파랑새의 집' 포스터. 사진 = 숨은그림미디어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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