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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너를 기억해'를 첫 회부터 본 시청자라면 마지막회까지 좀처럼 눈을 떼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드라마의 전개는 물 샐 틈 없는 촘촘한 구성을 자랑했고, 매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흥미를 자극했다. 그래서 4%대의 저조한 시청률은 더욱 진한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6월 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극본 권기영 연출 노상훈 김진원)는 천재 프로파일러 이현(서인국)과 오랜 시간 그를 관찰해 온 경찰대 출신 엘리트 여수사관 차지안(장나라)을 중심으로 각종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야기의 중심은 이현이었고, 그가 쫓는 이준영(도경수/최원영) 역시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핵심 인물이었다.
방송 전부터 '달콤 살벌 수사 로맨스물'이라는 장르를 앞세운 탓에 '너를 기억해'도 그저 그런 형사물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연출을 맡은 노상훈 PD는 "저 역시 이 전에 선배님들이나 동료들이 만든 것들을 토대로 만들었다. 하지만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다양한 에피소드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한 회가 끝나면 깔끔함을 느낄 수 있다. 영화와 같은 심플한 완성이다. 이 때문에 호흡도 빨라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의 말대로 '너를 기억해'는 매회 소제목을 달아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 동시에 영화적 심플함을 앞세워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주인공인 이현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가는 과정, 마치 숨은그림 찾기를 하듯 주변에 숨어 있는 범인과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가는 과정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함께 추리를 하는 재미까지 선사했다. 한 때 인터넷에서는 이준영의 정체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참여도를 높인 덕분에 '너를 기억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높아졌다. 방송날인 매주 월, 화요일에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이름을 올렸고, 관련 게시판에는 드라마 자체에 대한 호평도 줄을 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이 곧 시청률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첫회 4.7%(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로 시작한 '너를 기억해'의 시청률은 자체 최고 기록인 5.3%를 넘어서지 못했다.
'너를 기억해'는 분명 흥행할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춘 드라마였다. 스릴러에 코미디, 액션 그리고 로맨스까지 한 상 푸짐하게 차렸지만 역시나 일부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을 뿐인 수사물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여기에 동시간 경쟁 드라마의 강세라는 외부 요인까지 더해져 '너를 기억해'의 시청률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탄탄한 구성의 대본과 배우들의 구멍 없는 호연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렇기에 이같은 저조한 시청률은 드라마가 끝난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너를 기억해' 포스터. 사진 = CJ E&M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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