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1점차 승부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역시 디펜스다. 차선책을 택할 수 있는 내야수비와는 달리 외야수비는 실수 혹은 잘못된 판단 및 민첩하지 못한 움직임이 점수 1~2점을 넘어 승패를 가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15일 인천에서 맞대결한 SK와 두산의 외야수비는 돋보였다. 호수비 퍼레이드가 나오면서 1점차 승부의 질을 드높였다.
4-4로 팽팽히 맞선 7회초. 두산이 2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안타 한 방에 승부가 완전히 갈릴 수 있는 상황. 타석에 데이빈슨 로메로. 윤길현의 초구를 공략했다. SK 중견수 김강민은 로메로의 장타를 의식. 비교적 깊숙한 지역에 위치했다. 그러나 로메로의 타구는 의외로 덜 뻗어나갔다. 윤길현의 구위에 약간 눌렸다. 정황상 2타점 적시타가 유력했다. 그러나 김강민은 특유의 엄청난 순발력을 과시, 전진 대시하면서 글러브를 앞으로 쭉 내밀어 로메로의 타구를 걷어냈다.
그러자 두산도 7회말 외야 호수비로 화답했다. 2사 1루 상황. 타석에는 이적생 정의윤. 진야곱의 초구를 공략했다. 타구는 힘 있게 뻗어나갔다. 좌중간을 가르는 듯했다. 하지만, 정중앙에 위치한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좌중간으로 재빨리 이동, 슬라이딩을 하면서 타구를 캐치했다. 두 팀의 중견수가 엄청난 호수비를 주고 받은 것.
호수비는 두산이 1점 앞선 9회초에도 나왔다. 선두타자 민병헌이 좌전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김현수가 신재웅을 상대로 초구 파울을 친 뒤 2구를 힘 있게 공략했다. 타구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좌중간을 완벽하게 갈랐다. 담장을 넘기거나 직격 장타가 나올 듯했다. 그러나 SK 좌익수 이명기가 날아올랐다. 타구가 펜스에 맞는 타이밍에 점프, 타구를 절묘하게 걷어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담장 밖으로 넘어가는 타구가 글러브에 쏙 들어가는 듯했다. 이명기의 점프 캐치는 7회 중견수들의 호수비보다 더한 명품 수비였다.
선발투수들을 조기 강판, 불펜 총력전으로 이어진 경기서 두산이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양팀 외야수들도 몇 배로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흐름.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기민한 대처가 돋보였다. 외야수들의 수비가 경기의 품질을 높였다.
[정수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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