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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임지연의 첫 드라마 도전은 영화 만큼이나 강렬했다. 앞서 영화 '인간중독', '간신'에서 신비로운 매력으로 충무로 기대주로 떠오른 그는 최근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상류사회'에서 그간의 신비로운 이미지를 벗고 상큼발랄한 배우로 눈도장을 찍었다.
드라마 출연 전 SBS '정글의 법칙'에 출연하며 반전 매력을 선보인 바 있는 임지연은 MBC '섹션TV 연예통신' 안방마님 자리까지 꿰차며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임지연이 출연한 '상류사회'는 계급이 다른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와 가족 간의 권력투쟁을 다룬 미스터리 청춘멜로 드라마. 극중 임지연은 상큼 발랄 비타민걸 이지이 역으로 유창수(박형식)와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그렸다.
종영 후 만난 임지연은 아직 이지이 역에 푹 빠져 있었다. 공허해지는 순간이 찾아오면 허전한 상태. 그만큼 에너지를 쏟았고, 동료 배우는 물론 스태프들과도 정이 들었다.
임지연은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내게 영양제가 됐던, 비타민 같은 작품이었다"며 "좋은 분들이 많았다. '난 정말 운이 좋고 행운아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다른 배우들과 연락 하면서 지내요. 윤하(유이)랑 어제도, 엊그제도 문자를 많이 했어요. 그냥 윤하와 지이로 많이 이야기를 나눴어요. 지금도 '윤하야', '지이야' 할 정도예요. 성준이는 최근 여행을 갔다 왔다는데 영화 소식 보고 연락이 또 왔더라고요. (박)형식이도 한창 너무 바쁘고 다들 드라마 종영 후에도 바쁘게 살고 있지만 연락은 계속 해요."
첫 드라마였지만 촬영장 분위기가 좋으니 금세 적응할 수 있었다. 임지연은 "현장이 엄청 재밌었다. 모이면 수다로 시작해 수다로 끝났다. 감독님이 '시끄럽다. 나도 말 좀 하자'고 하는 순간도 많았다"며 웃었다.
드라마를 통해 임지연은 영화에서와는 또 다른 것들을 배워 나갔고 그렇게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체력적인 부분은 확실히 힘들었지만 '경험해보지 못하면 적응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구나'라는 것을 느끼며 하나 하나 배워 나갔다.
"아무래도 드라마가 처음이고 그 전에는 이미지 자체가 신비롭고 신선한 게 강했잖아요. '상류사회' 보시는 분들이 그 전에 보였던 저의 강렬한 이미지 때문에 부담스럽거나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잘 봐주셔서 감사했어요. 대본을 빠르게 숙지하는 방법을 터득해 나갔고 순발력을 기르기 위해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아무래도 빨리 준비해서 해야 하니까 부담이 많았는데 저희 촬영 현장은 빠르게 돌아가는 중에도 분위기가 좋아 더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죠."
임지연의 '상류사회' 첫 등장은 상큼 발랄 그 자체였다. "내 이름은 이지이. 거꾸로 해도 이지이"라고 외치는가 하면 술에 취해 귀여운 주사를 부렸다. 당차고 씩씩했다. 솔직하고 깜찍했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는 이지이였다.
"이지이로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간 것 같다"며 만족해한 임지연은 "이전 영화들에서는 무겁고 진중한, 상처도 많은 역할들이라 더 많이 고민했어야 했다. 나와 좀 다르니까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앞선 영화들과 달리 '상류사회' 속 이지이는 달랐다. 임지연과 많이 닮은 캐릭터였다. 이지이처럼 씩씩하고 털털하고 긍정적인 임지연은 '나로서 출발하자'는 생각으로 이지이를 연기했다.
유창수 역 박형식과의 호흡도 그래서 더 빛났다. 시청자들은 유창수-이지이 커플을 응원하며 이들의 사랑 이야기에 더욱 빠져 들었다. 그만큼 박형식, 임지연의 매력도 배가됐다.
"정말 또래 친구들끼리 연애한다고 생각하고 연기하려 했어요. 설레는 순간도 많았고 '나도 이런 사랑을 하고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죠. (박)형식이와는 '정글의 법칙'도 같이 다녀 왔잖아요. 서로 뻔뻔하게 잘 하려고 했어요. 우리가 정글에서 친한 형, 동생 사이로 지냈다고 멜로 연기를 못할거라는 생각은 안했어요.(웃음) 정말 사귄다고 생각하자, 진짜 연애하듯이. 오글거린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색해지니 뻔뻔하게 하면 뻔한 연기도 뻔하지 않게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뻔뻔하게, 진짜 연애하듯 임하니 애정신들도 더욱 달달했다. "초반 키스신은 정말 사랑스럽고 떨리는 순간들이었다"고 회상한 임지연은 "누구나 연애 초기에 느낄 수 있는 설레는 감정이었다. '사랑에 빠지면 안되는데 빠져 버렸어', '헤어지기 싫지만 헤어진다고 말해야돼'라고 생각하는 지이의 상황들이 더 애절하고 안타깝기도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창수, 이지이는 사실 많이 나오는 커플이 아니었어요. 특히 이지이는 상류층의 권력싸움과는 아예 동떨어져 있는 사람이기도 했죠. 작가님이 살려주신 것들이 큰 것 같아요. 무겁고 갈등이 있는 가운데 지이는 통통 튀니 활력소가 된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시청자 분들이 또 다른 재미를 느낀 것 같아요. 형식이와는 서로 창수, 지이로 많이 도움을 주려고 했어요. 창수가 살아야 지이도 살거든요."
데뷔 후 어찌 보면 그 누구보다 정신 없이 활동을 이어 왔지만 임지연은 침착했다. 자신에게 부족한 것들이 무엇이지 알고 있었고, 무엇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었다. 아직 자신이 해나가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상류사회'를 통해 연기적으로 많이 배웠어요. 열정적인 또래 배우들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생각했죠. 제가 전형적인 미인형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더 신선하게 봐주시는 것 같은데 그런 만큼 작품을 많이 하고싶어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크거든요. 아직 데뷔 1년 반도 안됐는데 그래도 그동안 나름대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면서 많이 배웠어요. 배우로서 책임감도 생기고 신중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신비롭게 가야지', '난 이쪽으로 가야지'가 아니고 다양한 것들을 하고 싶어요. 초심 잃지 않고 앞으로 잘 전진해나가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배우 임지연.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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