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또 부상이다.
두산 더스틴 니퍼트는 18일 잠실 삼성전서 4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5회 교체됐다. 전혀 교체될 이유가 없었지만, 불안한 징조는 감지됐다. 교체 직전 공수교대 될 때 걸음이 불편해 보였다. MRI검진 결과, 우측 서혜부 통증으로 2주 정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를 19일 1군에서 뺐다.
1군엔트리 운영 규정상 열흘만 기다리면 복귀할 수 있다. 하지만, 니퍼트가 열흘만에 곧바로 1군에 돌아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소 2주를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피칭을 할 때 아프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있다. 현 시점에선 니퍼트의 정확한 복귀시점은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니퍼트가 치열한 2위 싸움을 하는 두산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년간 세 차례 부상
니퍼트는 3월 28일 NC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골반 통증을 호소, 두산은 갑작스럽게 유네스키 마야로 개막전 선발을 변경했다. 니퍼트는 4월 10일 잠실 LG전서 시즌 첫 선발 등판을 했지만, 그 사이 두산 선발진은 혼란스럽게 출발했다. 이후 니퍼트는 약 2개월간 정상적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했다.
6월 7일 목동 넥센전. 니퍼트는 1회말 마운드에 오른 뒤 단 한 타자만을 상대하고 곧바로 어깨통증을 호소, 강판했다. 이후 약 2개월간 재활했다. 이때부터 두산은 시즌 중반 이후를 내다봤다. 니퍼트를 세심하게 배려했다. 어깨라는 부위 자체가 투수에게 민감하다. 그리고 더 이상 로테이션 결장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두산 내부적인 위기감도 있었다. 복귀 이후에도 곧바로 선발로 내보내지 않고 두 차례 구원 등판 일정을 짜는 등(실제로는 7월 31일 잠실 삼성전서만 구원 등판)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시즌 막판 순위싸움을 대비한 두산 코칭스태프의 움직임은 치밀했다.
하지만, 허탈하다. 선발 복귀 세 번째 경기만에 서혜부에 부상했다. 그 사이 니퍼트가 기록한 올 시즌 성적은 3승4패 평균자책점 5.29. 냉정히 보면 올 시즌 니퍼트는 두산에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 물론 지난 4년간 에이스로 맹활약했으나 알고 보면 우측 견갑골 석회화 증세 등 로테이션 결장이 잦았다. 이쯤 되면 니퍼트의 내구성에 더 이상 신뢰를 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나이도 34세로 결코 적지 않다.
▲두산의 인내심은 어디까지인가
두산의 인내심은 어디까지일까. 현 시점에선 니퍼트를 무작정 기다린 뒤 안고 갈 수밖에 없다. 두산은 이미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 2장을 모두 사용했다. 두산은 최악의 경우 남은 시즌 니퍼트 없이 버텨낼 각오도 해야 한다. 올 시즌 행보만 보면 니퍼트가 포스트시즌서도 제 몫을 해준다는 보장은 없다.
니퍼트가 실제로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한 건 4월 17일 부산 롯데전부터 6월 2일 잠실 KIA전까지 단 8경기.(4월 10일 복귀전 4이닝 소화는 투구 수를 조절한 벤치의 배려). 이 기간 성적이 그렇게 좋지도 않았다. 3승3패 평균자책점 4.89. 4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지만, 3경기서는 5이닝 이상 대량실점을 했다. 큰 키에서 내리꽂는 강속구가 이점이지만, 타자들이 어렵지 않게 공략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볼 끝이 무뎌졌다는 진단도 내렸다. 어깨 충돌 증후군이 회복된 뒤에도 5일 롯데전 5이닝 3실점, 12일 KIA전 3⅓이닝 7실점으로 썩 좋지는 않았다.
두산은 올 시즌 니퍼트 없이도 비교적 잘 버텨왔다. 니퍼트 대신 시즌 초반 기회를 얻은 진야곱은 선발로 뛰며 한 단계 성장, 후반기 들어 불펜에서도 잘 하고 있다. 어깨 부상 당시 선발로테이션에 가담한 허준혁은 올 시즌 두산 최고의 히트상품. 두 사람의 활약으로 니퍼트 공백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유희관과 장원준이 원투펀치로 맹활약했다.
건강한 니퍼트의 가세는 두산 선발진에 당연히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선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하지만, 올 시즌 니퍼트 행보를 보면 두산으로선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할 듯하다. 그리고 니퍼트와의 인연을 언제까지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니퍼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