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생각이 많아지네요."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다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유희관이 복귀를 앞뒀지만, 두산은 선발진을 다시 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일단 유희관이 22일 혹은 23일 수원 KT전서 1군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장원준, 앤서니 스와잭, 허준혁이 뒤를 받친다. 여기에 니퍼트의 대체 선발 한 명이 필요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생각이 많아졌다"라고 했다. 현재 김 감독은 크게 두 가지 플랜B를 생각 중이다. 하나는 17일 인천 SK전서 임시로 선발 등판, 좋은 투구를 했던 좌완 이현호를 대체 선발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상황에 따라 우완투수를 임시선발로 내면서 이현호를 불펜에 배치, 뒷문을 강화시키는 방법이다.
▲이현호 카드
김 감독은 "현호의 구위가 좋다"라고 했다. 실제 이현호는 140km 중, 후반의 위력적인 직구를 갖고 있다. 그동안 경험이 부족하고 심한 기복으로 1군에서 그렇게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17일 경기서 6이닝 1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쾌투, 선발승을 챙겼다. 당시 가장 눈에 띄는 건 불펜에서 보여준 140km대 중반의 빠른 볼을 선발 등판서도 그대로 보여줬다는 점이다. 긴 이닝을 소화한데다 직구 위주의 볼배합이었음에도 경기 중반까지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다. 두산 선발투수들 중에서 구위로는 최고 수준임을 입증했다. 간혹 뿌린 포크볼도 좋았다.
물론 단 75개의 공을 던졌다. 선발로서 스테미너를 확실히 인정 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임시선발 후보군들 중에선 가장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현호는 당장 23일에 선발로 나설 수 있다. 17일 경기 이후 단 1경기도 등판하지 않았다. 장기적인 차원에서도 이현호의 선발투수 기용은 의미가 있다.
▲우완투수의 선발활용
김 감독이 제시한 또 다른 대안은 우완투수의 임시 선발 활용. 16일 인천 SK전서 선발 등판이 예정됐으나 우천취소로 기회를 잃었던 베테랑 이재우가 1순위. 현재 1군에선 이원재, 김명성도 임시 선발로 활용할 수 있다. 2군에 있는 우완 자원을 1군에 콜업에서 선발로 등판시킬 수도 있다. 김 감독은 확실한 후보군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김 감독의 우완 선발 카드는 팀 내 사정을 고려한, 일종의 변칙 전술. 김 감독은 "불펜을 왼손으로 확 강화시킬 생각도 하고 있다"라고 했다. 현재 두산 마운드는 좌우 편차가 상당히 크다. 왼손투수는 넘쳐나지만, 오른손 투수는 상대적으로 신뢰할만한 자원이 많지 않다. 구위와 가능성을 보면 이현호를 임시선발로 기용하면 된다. 하지만, 이현호를 선발로 써버리면 그만큼 불펜이 약화된다. 이현호는 그동안 필승계투조 등판 직전에 2~3이닝을 버텨내는 자원이었다. 유사시에는 원 포인트 혹은 필승조 대기도 가능하다.
결국 김 감독으로선 우완투수를 임시 선발로 내세우며 이현호를 계속 불펜으로 기용, 뒷문을 강화시키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럴 경우 선발투수는 사실상 첫 번째로 등판하는 투수에 불과하다. 선발투수를 2~3회에 내리더라도 이현호를 비롯, 진야곱, 노경은을 풀 가동해 함덕주, 오현택, 이현승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가 등판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들어내겠다는 것.
두산은 최근 위기다. 3연패도 3연패지만, 타선에도 크고 작은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힘이 떨어지고 있다. 그동안 타선이 불펜의 약점을 상쇄시켜왔지만, 최근 그 유기성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 그런 상황서 가장 큰 장점이던 선발진에도 균열이 발생했다. 니퍼트의 복귀 시점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김 감독으로선 대체 선발 선정 작업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이현호(위), 이재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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