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역시 고려대는 특급 재능을 지닌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고려대가 프로아마최강전 2연패에 도전한다. 21일 조직농구의 대명사 모비스마저 넘었다. 고려대는 22일 결승전서 오리온스와 맞붙는다. 사실 멤버 개개인의 역량, 잠재력, 장래성만 따지면 모비스는 고려대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양동근, 함지훈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 국내선수들은 드래프트 상위픽 선수들이 아니다. 유재학 감독도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내가 계속 연습을 시켜야 조금씩 늘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했다.
고려대는 아마추어 최강이다. 이종현 강상재 더블포스트를 비롯해 슈터 문성곤, 대학 톱클래스 가드 이동엽, 최성모까지. 매년 고교 최우수 자원들을 선발했고, 키워낸다. 하지만, 이들은 팀 농구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 개개인의 역량, 잠재성은 뛰어나지만, 공수 조직력에선 크고 작은 문제가 있었다. 모비스는 고려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KBL에서도 멤버 역량만 놓고 보면 결코 상위권이 아니지만, 국내 최고의 조직력을 보유한 팀이다. KBL판 샌안토니오, 애틀란타.
특히 고려대가 모비스에 비해 열세를 드러내는 부분은 스크린 활용. 모비스는 스크린을 이용하는 공격이 원활했지만, 고려대는 스크린 수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모비스는 전반 초반부터 스크린을 활용, 송창용, 전준범 등의 외곽슛 찬스를 만들었고, 높이 열세에도 정확한 중거리포로 대등한 승부를 했다.
반면 고려대는 모비스가 스크린으로 공간을 만들 때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양동근은 고려대의 지역방어도 손쉽게 허물었다. 수 차례 코너와 사이드에서 찬스를 만들었고, 편안하게 슛을 던졌다. 함지훈은 강상재를 상대로 특유의 리드미컬한 스텝으로 점수를 만들었고, 컷인한 동료들에게 공을 건넸다. 결국 힘 들이지 않고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고려대는 모비스의 스크린과 컷을 전혀 막지 못했다. 뒷공간으로 따라가봤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터프한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고려대는 그냥 무너지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높이에서 우세했다. 강상재, 이종현 트윈타워는 말할 것도 없고, 장신포워드 문성곤과 가드 최성모, 이동엽 등도 리바운드에 가세했다. 전반전에 주춤했던 리바운드 의지가 살아나면서 공격기회를 많이 가졌다. 여기에 모비스가 고려대의 수비를 잘 공략하고도 오픈 찬스에서 슛을 많이 놓친 반사이익도 봤다. 또한, 후반 지역방어를 사용하면서도 양동근을 페이스가딩으로 전담마크하는 전략도 성공했다. 이 부분에서 고려대 가드들의 수비력은 좋았다.
한편, 이 부분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모비스의 수비 조직력이 여전히 다듬어지는 과정이라는 점도 드러났다. 4쿼터 초반 외곽에서 몇 차례 움직임이 어긋나는 부분이 있었다. 유재학 감독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아쉬워했다. 고려대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문성곤, 이동엽 등이 외곽포를 정신없이 터트렸다. 골밑 제공권에서 우위를 가진 상황서 외곽마저 터지니 흐름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결국 고려대는 접전 끝에 모비스를 눌렀다. 세부적인 공수의 약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포스트업과 외곽 공격이 완벽한 강상재, 슈터이면서도 수비력이 좋은 문성곤, 대학생 치고 경기조율능력이 좋은 이동엽, 속공전개와 처리에 능한 최성모, 여전히 제공권에선 압도적인 이종현 등 각자의 재능이 어우러지면서 모비스라는 거함을 눌렀다. 모비스는 노련한 양동근을 중심으로 끝까지 저항했으나, 조직력의 숙련도를 좀 더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고려대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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