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불씨가 꺼져가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힘이 솟는다. 롯데 자이언츠가 그렇다. 완전히 물 건너간 줄만 알았던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최근 상황을 보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 정도면 롯데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
롯데의 최근 10경기 성적은 7승 3패. 26일 오전 현재 시즌 전적 53승 60패로 리그 7위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KIA 타이거즈(56승 55패)와의 승차는 4경기. 31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KIA와 6차례, 6위 한화 이글스(55승 58패, 2경기 차)와는 4차례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어 희망을 버리기엔 이르다.
사실 롯데가 이달 첫 8경기에서 1승 7패로 무너지자 회의적인 시각이 주를 이뤘다. kt wiz와의 8월 첫 3경기를 모두 내주며 단추를 잘 못 끼웠고, 5일 두산전 8-6 승리로 연패를 끊었으나 이후 4경기를 내리 졌다.
문제는 성적뿐만이 아니었다. 마무리투수 이성민이 SNS 파문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구단 자체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엔트리에서 빠졌다. 지난 12일에는 송승준이 이탈했다. 오른 팔에 염증이 생겼다.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 다음으로 믿을 수 있는 카드 송승준의 이탈은 엄청난 악재. 불펜도 계산이 서지 않는다. 롯데의 8월 불펜 평균자책점은 7.14에 달한다. 당연히 리그 최하위. 선발진 평균자책점도 5.46으로 8위다.
하지만 타선의 힘으로 마운드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쉽게 말해 10점 주면 11점 내는 야구를 한다. 롯데의 8월 팀 타율은 정확히 3할. 팀 홈런은 20개로 리그 4위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 총 70점을 냈다. 경기당 평균 7점씩 뽑았다는 얘기다.
8월 18경기에서 강민호(타율 0.408 4홈런 11타점)와 이우민(0.364 2홈런 9타점) 손아섭(0.338 1홈런 12타점) 정훈(0.328 3타점) 짐 아두치(0.324 5홈런 15타점) 오승택(0.302 3타점)이 월간 타율 3할을 넘겼고, 최준석은 6홈런을 몰아치며 20타점을 올렸다. 황재균도 타율(0.264)은 높지 않지만 13타점을 기록했다. 타자들은 충분히 제 몫을 해주고 있다.
타선이 아무리 좋아도 마운드에 에이스가 없으면 5강 다툼은 어불성설이다.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데는 린드블럼-레일리 원투펀치의 역할이 크다. 롯데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가 둘뿐이다. 린드블럼은 올 시즌 25경기에서 10승 7패 평균자책점 3.36을 기록했고, 레일리도 7승 7패 3.83으로 활약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린드블럼이 18회(2위), 레일리가 16회(리그 공동 5위)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이만하면 안정감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역전패가 많았고, 린드블럼-레일리-송승준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 두 자리는 계산이 서지 않았다. 박세웅이 후반기 5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하며 선발 한 자리를 꿰찬 게 고무적이다. 그는 26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 데뷔 후 처음 만나는 두산을 상대로 최근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반등할 시간이 많은 건 아니다. 하지만 긍정적 요소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8월 들어 이우민이 외야 한 자리를 차지했다. 불방망이는 덤이다, 김문호의 부상 이탈이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김대륙의 안정적인 수비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라 더 반갑다. 이종운 감독은 "컨디션 좋은 선수를 우선 내보낸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사이클이 좋지 않을 때 뜻대로 되지 않아 다소 꼬였을 뿐이다.
시즌 전 예상은 변수투성이였다. 혹자는 "롯데가 하위권에서만 헤매도 이상할 게 없다"고 했다. 상수로 바꿔야 할 게 한둘이 아니었다. 마운드와 외야 한 자리가 고민이었다. 아직 썩 만족스럽진 않지만 바뀌는 과정으로 보는 게 맞다. 5강행을 지금 장담하긴 어렵지만 30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5강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 롯데는 충분히 선방하고 있다. 그리고 계속 큰 원을 만들고 있다. 시작은 작은 점에 불과했지만 점점 커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 이종운 롯데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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