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홈런 빼고 다 보여줬다.
삼성 이승엽은 올 시즌 홈런도 21개를 쳤지만, 안타 제조기이기도 하다. 26일 대전 한화전 직전까지 시즌 137안타로 브렛 필(KIA)과 함께 최다안타 3위였다. 타율도 0.345로 팀내 2위이자 전체 6위. 본래 이승엽은 애버리지를 갖춘 타자였지만, 올 시즌 전까지 그의 최고타율은 1997년의 0.329였다. 무려 18년만에 커리어 하이 타율에 도전한다. 그것도 1푼 이상 더 높은 고타율 행진 중이다.
안타로 무한 매력 발산 중인 이승엽. 이날 한화전서는 1년에 한번 보기 쉽지 않은 진귀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까마득한 후배 이흥련과 함께 멋진 더블스틸을 성공했다. 6-3으로 앞선 3회초. 무사 1루 상황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김기현의 초구를 공략, 우중간 2루타를 뽑아냈다. 무사 2,3루 찬스서 박한이가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흥련의 3루수 땅볼 때 3루주자 박석민이 홈에서 태그 아웃되면서 2사 1,3루.
3점 앞섰지만, 3회인 걸 감안할 때 단 1점이라도 더 달아나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더구나 무사 2,3루 찬스를 놓칠 위기. 김상수가 볼카운트 2B2S서 송창식의 5~6구를 연이어 파울로 걷어냈다. 그러나 7구째는 타격하지 않았다. 볼이 선언됐다. 그 사이 1루주자 이흥련이 2루로 스타트했다. 포수 정범모가 뒤늦게 2루 커버를 들어오던 유격수 권용관에게 공을 던졌고, 권용관은 공을 잡았다가 떨어뜨리는 등 당황한 모습.
그런데 그 사이 3루주자 이승엽이 재빨리 홈으로 파고 들었다. 한화 내야진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한 채 그대로 얼음이 됐다. 이날 전까지 고작 통산 도루 1개의 이흥련이 2루로 뛴 것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이승엽이 이흥련과 동시에 스타트를 끊으니 한화로선 어안이 벙벙한 게 당연했다. 이승엽 역시 올 시즌 도루는 단 1개였다. 이날 전까지 국내 13시즌을 치르며 통산 도루가 50개에 불과할 정도로 뛰는 야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더구나 한국나이 불혹의 이승엽이 3루에서 홈으로 스틸을 시도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이 몇 명이나 있었을까.
그러나 예상치 못한 작전이 때로는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만약 1,3루 주자 모두 발이 빨랐다면 애당초 송창식-정범모 배터리가 대비하는 볼배합을 했을 가능성이 컸다. 결과적으로 이승엽과 이흥련이 한화의 허를 찌른 모양새.
이승엽은 이흥련이 2루로 스타트를 끊은 걸 보고 약간 뒤늦게 홈으로 스타트하기 시작했다. 김상수는 헛스윙도 하지 않고 볼을 골라낸 걸 감안하면 삼성 벤치가 따로 더블스틸 사인을 냈을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물론 김평호 1루코치와 김재걸 3루 코치가 두 주자에게 모종의 사인을 줬을 수는 있다.
올 시즌 야구 팬들은 이승엽이 안타를 많이 치는 모습과 함께 더블스틸까지 감행하는 장면도 구경했다. 이날 대전구장에 입장한 관객들은 진귀한 장면을 봤다. 이승엽은 이날 4안타 2타점 1득점도 곁들였다. 패색이 짙은 9회 2사 후에는 결정적인 2루타를 날렸다. 그야말로 홈런 빼고 다 보여줬다. 이흥련도 1안타 1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했다. 다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을 뿐이다.
[이승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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