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오나귀' 덕분에 밝아져, 이렇게 좋을수 없다" (인터뷰)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조정석은 어느 때나 능수능란하다.

공연으로 다져진 탄탄한 연기력은 그를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뛰놀게했고, MBC 드라마 '더킹투하츠' 속 은시경과 KBS 2TV '최고다 이순신' 엔터테인먼트 대표 신준호에 이어 최근 마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강선우까지 쉼없이 여성 팬들을 빠져들게 했다.

그동안 다수의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이번 '오 나의 귀신님'이 그에게 미치는 영향은 조금 남다르다. 그는 스스로 대표작이라는 말을 넌지시 전하며 "내겐 자랑스러운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배우에게 이보다 더 좋은 일이 또 있을까 싶다. tvN 시상식이 있다면, 그와 박보영은 베스트커플상 부문에서 당연히 커플상을 나란히 수상했어야 한다.

▲ "박보영, 캐스팅 소식듣고 '완전' 좋았다"

조정석이 이번 작품을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박보영이었다. 처녀귀신에 빙의된 소심한 주방보조라는 판타지적 소재에 한 번, 박보영에 한 번 더 출연을 결정했다.

"'박보영이 캐스팅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완전 좋았어요. 제가 작품을 하게 된 큰 이유였죠. 상대배우가 박보영이라는데 누가 안 좋겠어요. (박)보영이는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예의도 바르고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또 일에 있어서는 다부진 배우라서 알찬 느낌이에요. 겉으로 봤을 때는 예쁘고 귀엽지만 알면 알수록 멋있는 배우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조정석은 자신이 연기한 강선우 셰프 캐릭터에 대해 '츤데레 매력'이라고 말했다. 겉으로는 툴툴거리면서도 속으로는 자상한 매력남 강선우를 연기한 그는 "버럭셰프 캐릭터가 잡혀있지만 그 안에는 따뜻함과 배려심이 있어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던 거 같다"고 말했다.

▲ "연기는 계산돼있어야, 디테일의 싸움"

'건축학개론' 납득이 캐릭터는 한국영화계의 역대급 신스틸러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짧은 장면에서도 화면을 집어삼킬 듯 본능적인 열연을 펼친다는 말을 많이 듣는 조정석은 "연기는 계산이 돼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래야 상대 배우와 호흡이 맞아요. 그런데 그걸 얼마나 실제적으로 표현을 하느냐에 대한 디테일 싸움이죠. 평소 사람 관찰하는 게 취미인데 정말 재미있어요. 그런 것들을 캐치하려고 노력한다기 보다는 직업병 같은 건데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조정석은 많은 16회차에서 마지막회 대본과 영상을 가장 좋아한다. 여러 가지 일들이 양희승 작가와 유제원 감독의 따뜻한 시선 속에서 풀어졌고, 선우와 봉선의 달콤한 애정신까지 명장면들을 만들어냈다. "전개도 빠르지만 구성도 탄탄한 이 작품에, 결말이 하나씩 매듭지어가는게 좋았다"고 전했다.

극중 선우는 왕따 아닌 왕따 같은 세월을 보냈지만, 세월이 흘러 스타셰프가 됐고 자신을 괴롭혔던 친구가 청소기 판매원이 돼 나타났다. 우쭐한 마음도 잠시, 오히려 친구가 안쓰러워 청소기를 사왔고 그를 용서하며 따뜻한 마음을 보였다. 또 마지막회에서는 썬레스토랑을 수셰프(강기영)에게 넘겨줬고, 봉선이가 선우에게 먼저 뽀뽀를 하는 등 작지만 그 안에 메시지가 들어있는 섬세한 회차였다.

"촬영장 느낌이 정말 애틋했어요. 때 되면 정말 보고싶을 것 같아요. 한 작품을 통해서 만나 추억을 만들었다는게, 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마음을 공유했다는 게 정말 행복해요. 배우들도 정말 착했어요. 정많고 결이 아름다운 친구들이라서 마지막 촬영이 정말 아쉬웠던 작품이었어요."

▲ "'오나귀' 덕에 밝아져,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조정석은 슬럼프 없이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다음 작품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매번 자신에게 최면을 걸듯 주문했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며 굴곡없는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뮤지컬배우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블러드 브라더스' 이후 영화·드라마 촬영을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올해에는 무대 위 연기를 거른 그는, 내년에는 꼭 무대에 올라 새로운 긴장을 느낄 예정이다. "무대에 서있는 조정석의 모습을 사랑해주시는 분들과 워낙 공연을 좋아하는 스스로를 위해 무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조정석의 눈을 빛났고 몸은 앞으로 나와있을 정도로 즐거운 기분이 전해졌다. 그에게 전보다 훨씬 밝아진 것 같다고 말하자, "작품의 영향이 큰 것 같다"는 답이 나왔다.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어요.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이 폈다고 하는데, 정말 피곤해도 피곤한 것 같지가 않아요. 처음에 이 작품을 시작했을 때는 이 정도까지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으니까요.(웃음) 아, 저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어요. 극중에 '용서한다 나봉선'이라는 대사가 있는데 애드리브가 아니라 작가님이 직접 써주신 대사예요. 우리 작가님이 열심히 쓴 글인데 제 애드리브로 포장될 수 없어서 말씀드렸어요."

[조정석. 사진 = 문화창고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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