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강산 기자] '수원 거포'
kt wiz 박경수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애칭이다. 전날(27일) 올 시즌 처음 3할 타율을 넘어선데 이어 데뷔 첫 한 시즌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박경수는 28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 5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3타점 1득점 맹활약으로 팀의 10-0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유일한 안타가 결승 스리런 홈런이었다. 순도 높은 한 방으로 데뷔 첫 한 시즌 20홈런에 도달한 것. "홈런 20개는 칠 수 있다"던 조범현 kt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응답한 박경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박경수에게 '수원 거포' 애칭이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그는 "수원에서 홈런 많이 쳐서 그런 것 같은데, 기분은 좋다"고 했다. 박경수는 이날 전까지 올 시즌 수원에서 무척 강했다. 61경기에서 타율 3할 1푼 8리 12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그만큼 홈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시즌 20번째 홈런도 수원에서 터트렸다.
사실 FA를 통해 kt로 이적할 때만 해도 박경수에 대한 기대치는 크지 않았다. 아니, 지금처럼 해줄 거라곤 누구도 생각지 않았다. 그래서 박경수는 더 이를 악물었다. "타석에서 자기 스윙을 하라"는 조범현 kt 감독의 조언을 그대로 실천에 옮겼다. 하지만 5월까지 타율 2할 2푼 6리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혹시나 했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6월 타율 2할 8푼 2리로 살아나더니 특히 7월 이후 전날까지 37경기에서 타율 4할 3리(129타수 52안타) 13홈런 31타점으로 폭발했다.
지난해까지 박경수의 통산 성적은 타율 2할 4푼 1리 43홈런 246타점이었다. 한 시즌 최다 홈런은 LG에서 뛰던 2008년과 2009년 8개, 타점은 2008년 43개였다. 데뷔 첫해인 2003년 2할 7푼 3리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타율 2할 7푼도 넘겨보지 못했다. 2010년 2할 6푼을 기록한 게 최고였다. 그러다 보니 박경수 본인도 "전광판에 타율 2할 7푼~8푼에 두자릿수 홈런, 50~60타점을 찍은 선수들을 보면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박경수가 해냈다. 이날 포함 올 시즌 성적은 타율 3할 1리(366타수 110안타) 20홈런 62타점. 박경수의 말을 듣고 보니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 전광판이 꽉 찬 느낌이었다. 팀의 2연승을 이끈 결정적 한 방으로 가치를 더했다. 이제 박경수를 보면 '수원 거포'라는 애칭을 마음껏 불러줘도 될 것 같다.
[kt wiz 박경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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