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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제3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마련한 '추억의 코미디쇼'가 5060세대에게는 추억을, 3040세대에게는 원조 코미디의 재미를 느끼게 해 세대를 아우르는 웃음을 선사했다.
29일 부산시 남구 부산은행 본점 대강당에서는 '추억의 코미디쇼-웃는날 좋은날' 공연이 펼쳐졌다. '웃는날 좋은날'은 추억의 코미디는 물론, 추억의 노래까지 어우러진 개그 공연으로, 엄용수 김학래 이용근 정광태 변아영 김찬 김현영 등이 오랜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 그동안 발산하지 못했던 끼를 마음껏 방출했다.
첫 무대는 어느 양반가에서 귀한 아들이 오래 살길 바라는 마음에 길어도 '너무 긴' 이름을 짓다가 결국 그 긴 이름 때문에 명을 단축시킨다는 내용의 콩트가 펼쳐졌다. 사기꾼 작명가로 등장한 엄용수는 화려한 말솜씨로 가족들을 속이며 "김수한무 거북이와두루미 삼천갑자동방삭 치치카포사리사리센터 워리워리세브리깡 무드셀라구름이 허리케인에담벼락 담벼락에서생원 서생원에고양이 고양이에바둑이 바둑이는돌돌이"라는 황당무계한 이름을 지어줬다.
그러다 아들이 물에 빠졌고,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지만, 가족들은 그 긴 이름을 외우고 또 외우기만 할 뿐, 당최 아들을 구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들이 점점 지쳐가며 긴 이름을 외우는 모습은 이날 현장을 찾은 관객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 '긴 이름' 코미디는 과거 비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방영돼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콩트다. 객석을 메운 5060세대들은 오랜만에 보는 '긴 이름' 개그에 한동안 웃음 꽃을 피웠다.
또 MC로 나선 김학래와 엄용수는 각각 '디스'와 '자학'으로 여전한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학래는 '긴 이름' 콩트 도중 깜짝 등장해 엄용수가 작명을 줬다는 말에 "그 사람 결혼 두 번 한 사람이다"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콩트를 마치고 멋지게 턱시도를 차려입고 등장한 엄용수는 "김학래는 턱시도가 없다. 저는 있기 때문에 이렇게 입고 왔다. 결혼을 자주하다보니 그렇다"며 셀프 디스에 나서 다시 한 번 큰 웃음을 선사했다.
'웃는날 좋은날'은 이처럼 추억의 콩트에 더해 가수 방주현의 음악무대, 장소팔 고춘자의 맥을 있는 오동광 오동피의 만담 등 다양한 볼거리로 제3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번 페스티벌을 위해 자체 제작돼 더욱 의미가 깊은 '웃는날 좋은날'이 한국 코미디의 역사를 한 눈에 보여주며 웃음을 선사해 한국 코미디언 1세대들이 다시금 안방극장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한편 제3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부산바다 웃음바다, 웃음은 희망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오는 31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 벡스코 오디토리움, 부산은행 본점 대강당, 경성대 예노소극장, 극장해프닝, 사상인디스테이션, 부산시민공원, 해운대해수욕장, 감만창의문화촌에서 열린다.
[추억의 코미디쇼 '웃는날 좋은날' 공연 현장. 사진 = (사)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조직위원회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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