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청주 강산 기자]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10승을 넘어 11승도 할 수 있겠죠."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안영명은 명실상부 팀 내 최다승 투수다. 전날(1일) 청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 6피안타(2홈런) 1볼넷 6탈삼진 2실점 호투로 시즌 9승(6패)째를 따냈다. 권혁과 함께 팀 내 최다승 투수. 9승 모두 선발승이다. 한화는 2011년 류현진(당시 1승, 현 LA 다저스) 이후 4년 만에 10승 선발투수 배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 주인공이 안영명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그는 중간계투로 올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초반 6경기에 구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6.75의 성적을 남겼다. 그런데 지난 4월 11일 사직 롯데전 깜짝 선발 등판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당시 선발 등판 예정이던 송은범이 하루 전 마무리로 나서는 바람에 부랴부랴 선발 등판한 게 시작이었다. 물론 2009년 선발로 11승을 따냈고, 지난해에도 선발 등판 경험이 있지만 갑작스러운 등판에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려를 기우로 바꾼 건 순식간이었다.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6이닝 2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스프링캠프 내내 중간계투로 준비했기에 꾸준히 긴 이닝을 막아줄 수 있느냐가 문제였다.
하지만 문제는 없었다. 어깨 통증으로 한 차례 1군 엔트리에서 빠졌을뿐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았다. 그는 "상황에 맞게 하는 것도 능력이다. 중간이면 중간, 선발이면 선발에 맞추면 된다"며 "선발 보직을 급히 받았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마음고생도 있었다. 4월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할 때까진 좋았다. KBO리그 4월 MVP까지 받았다. 그런데 5월부터 지난달까지 20경기에서는 4승 6패 평균자책점 7.69로 좋지 않았다. 월간 평균자책점도 5월 7.71, 6월 5.64, 7월 5.63, 8월 7.78에 달했다. 게다가 6월 16일 SK전 승리 이후 지난달 21일 kt전까진 근 2개월간 1승도 따내지 못했다. 초반 기세가 모두 꺾인 듯했다. 힘겹게 1승을 따낸 뒤 지난달 26일 대전 삼성전에서는 아웃카운트 하나도 못 잡고 6피안타(1홈런) 5실점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안영명은 '템포 피칭'으로 살아났다. 빠른 승부로 타이밍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5일 휴식도 보약이었다. 그는 1일 경기 후 "타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지 않게 하려고 템포를 빠르게 가져간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바깥쪽 코스 공략도 통했다. 안영명과 호흡을 맞춘 포수 조인성은 "직구에 힘이 있었다. 바깥쪽에 형성된 슬라이더와 커브도 잘 통했다"고 했다. 다음 등판을 기대케 한 호투임이 틀림없었다.
안영명은 지난 2009년 26경기에서 11승 8패 평균자책점 5.18로 데뷔 첫 두자릿수 승리를 따낸 바 있다. 올해 10승을 달성한다면 2009년 이후 6년 만이다. 한화로선 2011년 이후 첫 10승 주인공이 토종 선발투수라면 더 의미가 크다. 한화는 지난 2년간 최하위에 머물면서 믿을 만한 선발투수가 몇 없었다. 2012년 류현진도 9승에 그쳤고, 2013년 데니 바티스타, 지난해 이태양(이상 7승)이 팀 내 최다승 선발투수였다.
지금까지만 보면 안영명의 선발 전환은 신의 한 수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만 1군에 복귀한다고 하면 로저스-미치 탈보트-안영명까진 선발투수 운용에 어느 정도 계산이 선다. 순위 다툼이 한창인 상황에서 따낸 2승이 팀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설명이 필요 없다. 외국인 둘을 제외한 토종 선발투수 한 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영명이 보여주고 있다. 그는 "10승 의식하기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10을 넘어 11승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다짐했다.
[한화 이글스 안영명. 사진 = 청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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