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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올해로 20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국내 관객들에게는 생소한 여배우 마리나 골바하리와 함께 영화제의 문을 연다. 그동안 탕웨이, 곽부성, 와타나베 켄 등 잘 알려진 배우들에게 개막식 사회를 맡겼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는 9일 '2015 BIFF 톺아보기 #4'를 통해 그 이유를 밝혔다.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올해도 여러 아시아영화인들을 물색한 끝에 아프가니스탄의 마리나 골바하리를 사회자로 낙점하고 송강호씨와 호흡을 맞추게 했습니다. 이전의 탕웨이, 곽부성, 와타나베 켄에 비해서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저희로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선택입니다. 동북아권을 처음으로 벗어났고, 아프가니스탄이라는 우리 관객에게는 매우 낯선 나라의 여배우를 선택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마리나 골바하리와 부산국제영화제의 인연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마리나 골바하리는 데뷔작인 '천상의 소녀'로 부산을 찾았다.
김 프로그래머는 "'천상의 소녀'는 제작과정에서 부산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졌습니다. 2002년에 아직 프로젝트 단계였던 '천상의 소녀'(프로젝트명 '무지개')를 APM 에 초청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일종의 모험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시디그 바르막 감독은 아직 장편극영화를 만든 적이 없었던 데다가, 이제 탈레반 정권이 갓 몰락하였던 터라(2001년) 영화제작이 가능할 지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천상의 소녀'를 초청하였던 이유는 시나리오가 워낙 좋았고,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라고 회상했다.
이후 '천상의 소녀'는 제작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고, 이듬해 완성됐다. 또 칸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당시 상영제목은 '오사마')에 초청을 받았다. 2006년 국내 개봉되기도 했다.
김 프로그래머는 마리나 골바하리의 배우 데뷔 비하인드 스토리도 밝혔다. 당시 13세였던 마리나 골바하리는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다. 시디그 바르막 감독의 눈에 띄어 '천상의 소녀'에 출연,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가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디그 바르막 감독의 도움으로 유럽 유학을 다녀왔고, 현재도 연기자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다만 시디그 바르막 감독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로부터 살해위협을 받아 프랑스로 망명한 뒤, 마리나 골바하리 역시 유럽 이주를 고민 중이다.
김 프로그래머는 "개인적으로 마리나와 페이스북 친구 사이여서 그녀의 근황을 늘 알고 있었지만, 단 하나 그녀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만은 알지 못했었습니다. 그녀의 약혼자는 매니저 역할도 하고 있는데 이번에 부산에 동행할 예정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그녀를 반갑게 맞아주고 격려해 주었으면 합니다"라는 애정어린 바람을 전했다.
한편 마리나 골바하리와 송강호의 개막식 사회로 막을 여는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내달 1일부터 10일까지 부산시 일대에서 진행된다. 개막작은 모제즈 싱 감독의 인도 독립영화 '주바안', 폐막작은 중국 래리 양 감독의 '산이 울다'다.
[2003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마리나 골바하리(위)와 현재의 모습. 사진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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