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저는 한 게 없습니다"
지난 8일 LG를 승리로 견인한 신인 포수 김재성(19)의 한마디였다. 김재성은 연장 승부에서 결정적인 도루 저지를 해내는 등 한화의 흐름을 차단하며 팀이 극적인 승리를 따내는데 일조했다.
특히 정근우의 2루 도루를 저지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는 "타이밍을 보고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자신 있게 던졌다. 운 좋게 잡았다"라고 말했다. 당시 처음으로 배터리 호흡을 맞춘 진해수에게 마운드에 올라가 "주자가 있으면 우리 팀 공격이 남아 있으니 1점만 줘도 괜찮다"고 말하는 당찬 신인이다.
사실 그에게는 9회말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찬스가 있었다. 비록 1루 땅볼로 아웃되기는 했지만 송은범과 끈질긴 승부를 벌였고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며 의지를 보였다.
양상문 LG 감독도 그 과정에 만족했다. "우리 팀에 필요한 게 바로 이런 플레이"라고 할 정도였다. 김재성은 "자신이 있었다. 너무 간절한 타석이었다. 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당차고 패기 넘치는 그의 성격은 타고난 것이다. 그는 "주눅들지 않는 게 내 성격인 것 같다"고 말한다.
이제 프로 선수로서 막 걸음마를 뗀 그는 2군에서 김동수 감독, 장광호 배터리코치와 담금질을 하며 '내일'을 준비했다.
"2군에서 장광호 코치님과 팔의 타점을 올려 정확하게 송구하는 연습을 했다"는 그는 "캐칭 연습에도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밝혔다. 특히 캐칭 연습에 몰두하게 된 것은 바로 김 감독의 조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포수로 불렸던 레전드. "밤마다 20분씩이라도 연습하라"는 김 감독의 조언에 김재성이 움직였다. "포수 출신이시고 야구도 잘 하시지 않았나. 감독님 밑에서 배우니까 더 와닿는 점이 많았다"는 게 김재성의 말이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선배'와 뜻깊은 만남을 가졌다. 제주 신광초 출신인 그는 같은 학교 선배인 강민호(롯데)와 만날 수 있었다.
올해 KBO 리그 최고의 포수로 각광 받는 강민호 역시 그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하체 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그의 등을 두들겨준 강민호는 "필요한 것 있으면 말하라"고 할 만큼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김재성은 "포수 미트가 필요하다"고 했고 강민호는 김재성의 전화번호를 받아갔다. 그리고 김재성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미트를 줄테니 조금만 기다려라"는 강민호의 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 '폭풍 성장'이 기대되는 그에게 지금 1군 생활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지금 1군에 있어 즐겁다. 좋은 경험이 되는 것 같다"는 김재성은 "많은 걸 배우고 올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김재성.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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