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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강정호가 또 한번 편견을 깼다.
피츠버그 강정호가 생애 첫 그랜드슬램을 쳤다. 신시내티와의 10일(한국시각) 원정경기서 1-1 동점이던 6회초 1사 만루 상황서 신시내티 선발투수 케비어스 심슨에게 볼카운트 2B2S서 5구 93마일 직구를 공략, 비거리 115m 만루홈런을 쳤다. 올 시즌 두번째 이틀 연속 홈런으로 시즌 15홈런 고지를 돌파했다.
강정호의 만루포는 의미가 크다. 그는 넥센에서 9년간 149홈런, 이날 전까지 올 시즌 피츠버그서 14홈런을 쳤다. 그러나 163개의 홈런 중 만루홈런은 없었다. 목동구장에서도 한번도 치지 못한 만루홈런을 메이저리그에서 친 것이다. 더구나 올 시즌 피츠버그에서도 첫 만루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피츠버그 타자들은 만루홈런을 단 한 개도 치지 못했다.
또한, 마쓰이 히데키, 추신수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에 만루홈런을 친 동양인 타자로 기록됐다. 일본에서 날고 기었던 타자들도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 만루홈런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 한 방으로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 자신의 파워를 또 한번 과시했다. 몸쪽이 바깥쪽보다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이 한방으로 완벽하게 극복했다.
강정호는 내심 첫 시즌에는 홈런 15개 정도를 치고 싶어했다. 실제 자신의 경기를 생중계하는 MBC 스포츠플러스와의 이닝 중간 인터뷰 영상을 봐도 15홈런에 70타점 정도를 올리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이 한 방으로 자신이 한 말을 지켰다. 타점과 득점도 56개째를 기록했다. 지금 페이스로는 20홈런에 70타점이 충분히 가능하다.
강정호는 한국 프로야구 정상급 파워히터가 메이저리그서도 통할 수 있다는 인상을 다시 한번 강하게 심어줬다. 이미 동양인 파워히터는 메이저리그서 통하기 쉽지 않다는 미국 현지의 편견이 상당부분 깨진 상태이긴 했다. 하지만, 이 그랜드슬램 한 방으로 더욱 확실하게 편견을 무너뜨리게 됐다.
레그킥 논란 역시 최근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 역시 현지의 편견에서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동양인이 레그킥으로 많은 홈런을 치겠느냐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강정호는 레그킥을 하든,하지 않든 고루 좋은 타격을 보여줬다. 이 그랜드슬램 역시 레그 킥은 없었다. 그러나 물 흐르는 듯한 중심이동과 강력한 파워를 통해 93마일 직구를 담장 밖으로 날렸다.
현재 KBO리그에선 강정호의 넥센 시절 동료 박병호, 심지어 김현수(두산)를 비롯한 몇몇 타자들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레이더에 들어있다. 강정호의 맹활약으로 이들의 주가가 직, 간접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서 한국인타자, 특히 동양인 파워히터가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편견을 무참히 깨고 있기 때문이다.
[강정호.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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