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아내가 보면 좋아할 것 같은 영화예요. 실제 제 모습이 스크린 속에서 보여진다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았어요. 가식없이 다가갔기 ??문에 즐겁게 촬영했고 기대도 많이 돼요."
영화 '탐정: 더 비기닝'을 통해 배우 권상우(40)를 처음 만난 성동일은 제작보고회에서 "올리브유 같은 모습에서 들기름 배우가 됐다"고 말했다. 4년만에 스크린 복귀작으로 코믹추리극 '탐정'을 선택한 권상우의 모습 속에는 성동일이 표현한 들기름 같은 친근하면서도 구수한 냄새가 풍겼다. 어깨에 힘을 쫙 빼고, '아빠 권상우'의 생활 연기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성동일과의 호흡에 있어 권상우는 오버하지도, 그렇다고 밀리지도 않았다. 실제로 두 아이의 아빠인 권상우는 극중 만화방 주인이자 형사가 되고픈 추리 파워블로거로서 친근한 캐릭터를 열연,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는 과정부터 힘들게 재우는 모습까지 실제 자신의 아이인 것처럼 꾸밈없는 열연을 보여줬다.
이에 주변에서는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 때의 느낌이 묻어난다는 평을 보이기도 했다. 권상우는 "내 영화 중 가장 큰 흥행 스코어를 보인 작품이니 그렇게 말해주면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십여년 전 작품이지만 당시 500만에 근접한 흥행 기록을 세우며 큰 인기를 누렸다.
권상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성동일과 처음 만나 호흡을 맞췄다. 다소 의외의 조합이었지만 그 속에서 성동일은 멋있는 형사 노태수 역할을, 권상우는 만화방 주인이자 탐정이 되고픈 강대만 역할을 맡아 그동안의 모습과 180도 다른 매력을 보였다.
"시나리오 들어왔을 때 단칼에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시기에 제가 가야하는 방향에 있어서 최고의 시나리오였거든요. 그리고 성동일 선배님과 만나는 첫 자리에서 기분이 좋아서 취하는 느낌으로 더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제 배우 생활의 미래를 봤을 때 제가 가야되는 미래 중 한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호기심 반 기쁨 반으로 함께 작업했어요."
권상우는 성동일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었다. 작품에 대한 애정도 있었지만, 권상우는 부제 '더 비기닝'에 의미를 두며 성동일과의 2탄을 구상하기도 했고, 1탄에서 못 다 보여줬던 코믹 센스를 2탄에서 더 표현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성동일은 든든한 선배로서 권상우의 새로운 캐릭터 도전에 힘을 실어줬다.
권상우는 성동일의 '의도치 않은 재미'를 매력 제1순위로 꼽았다. 분명 애드리브가 있었던 게 아니었지만, 맛깔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생활연기의 달인 성동일의 연기를 보며 자연스레 스스로 힘을 뺐고 작품 속에서 최고의 시너지가 발휘됐다.
"성동일 선배님이, 제 연기가 담백해졌다고 표현했는데 가식없이 다가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선배님과 인간적인 대화를 많이 나눴고 사람 사는 얘기를 하면서 미세하지만 영화 속에서도 자연스러움이 묻어났던 것 같아요."
권상우는 최근 많은 남자 후배들 중 누구와 작품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오히려 '성동일'을 꼽았다. 성동일과 '탐정' 2탄을 찍고 싶다고 말하며 무한한 '성동일 앓이'를 보였고, 실제로 자신이 구상한 강대만과 노태수의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며 눈을 반짝였다. 선배와 함께 촬영하는 데서 얻는 즐거움과 배움의 맛을 느끼고 있었다.
극중 강대만은 아내(서영희)의 어깨를 안마해주며 눈치를 살살 보는 남편으로 등장한다. 실제로 아내 손태영에게 안마를 자주 해주느냐는 질문에 "아내가 해달라고 할 때 정말 열심히 잘 해준다"라고 말했다.
"니름 집에서 잘하는 남편, 아빠라고 생각해요. 아내가 주방 쪽에 잘 안오게 하는데 전 설거지라도 하려고 해요. 고무장갑 안끼고 설거지 하는 걸 좋아해요. 그 뽀득뽀득 씻겨지는 느낌 아시죠?(웃음)"
지난 2008년 손태영과 결혼해 두 아이의 아빠가 된 권상우는 이날 인터뷰에서 아내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표현했고 눈에서 '하트'가 쏟아졌다. "내가 아내에게 받는 점수보다 분명히 내가 아내에게 줄 점수가 더 높다"라며 최고의 아내라고 말했다.
"100점 만점에 120점을 줄 수 있을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120점이 아니라 200점이다"라며 여전한 부부애를 과시했다. 권상우는 그동안의 결혼 생활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신혼 느낌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하기 전에 이 영화를 찍었다면 분명 재미가 없었을 거예요. 극중 아빠 강대만처럼, 실제로 기저귀를 착착 돌려서 동그랗고 예쁘게 말아서 버렸을 때의 쾌감을 아는 상황에서 연기를 하니까 더 재미있고 실제 제 모습과 비슷하더라고요.(웃음) 아빠 권상우의 모습이 영화 속에서 많이 담겨져있어서 좋았고, 아내도 즐겁게 볼 것 같아요. 오랜만의 작품인 만큼 많은 분들도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배우 권상우.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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