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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정재영이 보여주고, 말하고 싶었던 진짜 정치는 국민들이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법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것이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이었고, '어셈블리'는 정재영을 통해 그 점을 강조했다.
10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극본 정현민 연출 황인혁 최윤석 제작 어셈블리문전사 KBS미디어 래몽래인) 18회에서는 사무총장직을 박탈당한 백도현(장현성)이 대선 자금 내역을 빌미로 반청계와 모종의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국민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비대위원이 될 것이라 기대했던 진상필(정재영)은 그런 그들의 모습에 실망해 진짜 정치을 하기로 결심했다.
최인경(송윤아) 보좌관은 백도현의 계략을 간파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진상필은 "냅둬요, 그냥. 친청하고 반청하고 무슨 짓거리를 하던간에 그냥 우리는 우리 할 일 합시다"라고 말했다. 최인경은 "의원님 낙담하신 거 이해합니다. 하지만 백의원의 권력욕으로 말미암아 집권 여당의 당권이 낡은 세력의 수중으로 들어갔단 말입니다"라며 설득했지만, 진상필은 "저 낙담해서 그러는 거 아니예요. 외면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잘라 말했다.
진상필이 "그냥 이제 치고박고 싸우는 거 그만하고, 진짜 정치 하고 싶어서 그래요"라고 하자, 최인경은 "의원님이 생각하시는 진짜 정치는 뭡니까?"라고 되물었고, 진상필은 "법 만드는 거요"라고 답했다. 이어 "국회의원, 싸우는 사람 아니잖아요. 법 만드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편할 수 있는 그런 좋은 법 만들라고 국회의원 뽑는 거잖아요"라며 "그런데 봐봐요. 지금 정기국회 얼마나 남았어요. 최보(최인경 보조관), 홍의원님(홍찬미, 김서형). 우리 다른 사람들이 뭔 짓거리를 하던간에 그냥 우리는 우리 갈 길 가자고요. 네?"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 같은 진상필의 소신은 정치 전문가를 자처하던 최인경을 뜨끔하게 만들었다. 진상필의 말에 항상 반대 의사부터 드러냈던 최인경은 결국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홍찬미 역시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초심으로 무장한 진상필의 말은 당내 계파 싸움에 휘둘리지 말고 오로지 국민만을 생각하며, 국민이 좀 더 편하고 나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국회의원이 해야 할 기본에 충실하자는 말이었다. 그리고 이 같은 진상필의 의지는 앞서 김규환(옥택연)이 제안하려 했던 법안을 통해 가시화됐다.
진상필은 법안을 발표하기 전 규환을 찾아가 다시 의원실로 돌아오라고 설득했다. 정치라면 학을 떼는 규환은 완강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진상필은 "내가 보여주고 싶어서 그래. 내가 진짜 정치가 뭔지 보여줄테니까, 내 옆에 꼭 붙어서 보라고. 알았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진상필의 진심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는지, 흔들려서였는지, 규환은 결국 국회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곳에서 진상필이 회견 내용을 들으며 입가메 미소를 지었다.
진상필은 기자회견에서 "제가 이번에 대표 발의하게 될 법안은요. 우리 국민들 중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았는데, 어쩔 수 없이 엎어져 버린 그런 사람들을 우리 나라에서 사회가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워줄 수 있는, 지원해줄 수 있는 그런 법안입니다. 바로, 패자를 위한 두 번째 기회 지원 법안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규환의 생부이자, 자신이 국회의원이 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배달수(손병호)를 언급했다.
진상필은 "제가 이 법안을 만들면서, 단 한 순간도 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고, 누구보다도 양심적이었습니다. 누구보다도 정말 훌륭한 아버지였습니다"라며 "그런데 단 한 번의 패배 때문에, 그 패배 때문에 너무나도 허무하게 속절없이 무너져내린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만약에, 그 사람한테 단 한 번의 기회만 주어졌다면, 아니죠. 그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믿음만 있었더라면 제 생각에는 그 높은 크레인 위로 올라가지 않았을 거라고 저는 분명히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사람은요, 물론, 기억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잊으셨을 겁니다. 한국수리조선 해고 노동자 고(故) 배달수 씨입니다. 그래서 저한테 이 법의 진짜 이름은요, 배달수...예. 배달수법입니다"라며 정기국회 동안 반드시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를 지켜도번 반청계의 수장이자 비대위원장이 된 박춘섭(박영규) 의원은 "포퓰리즘"이라며 비난했지만, 백도현은 과거 자신이 발의하려했던 법안임을 떠올리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긋지긋했던 정치 싸움에 신물이 난 진상필은 이제 오롯이 국회의원의 길을 가기로했다. 국민을 위해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의 길을. 어쩌면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국회의원의 진짜 본분을 진상필이 알려준 것인지도 모른다.
[KBS 2TV '어셈블리' 18회 주요 장면. 사진 = KBS 방송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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