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승왕 경쟁은 현 시점에서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유희관(두산)과 에릭 해커(NC)가 17승으로 공동선두다. 윤성환(삼성, 16승)이 단 1승 차로 뒤를 쫓고 있다. 최근 유희관과 해커는 나란히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유희관은 10일 잠실 KIA전서 7이닝 2실점 특급피칭을 했지만, 불펜 난조로 승리를 허무하게 날렸다. 해커는 13일 창원 SK전서 5⅓이닝 10실점 난조를 보였다. 팀 타선이 8점을 뒤집는 역전극을 선보이면서 기적적으로 패전을 면했다.
그 사이 윤성환이 13일 목동 넥센전서 6이닝 4실점(3자책)으로 최근 4경기 4연승에 성공했다. 유희관과 해커가 최근 4경기서 2승1패로 반타작할 때 승수 간격을 바짝 좁혔다. 현 시점에선 세 사람의 다승왕 싸움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것 같다. 윤성환은 2009년 이후 6년만에 다승왕에 도전한다. 유희관은 생애 첫 다승왕 도전. 윤성환과 유희관은 지난해 12승으로 다승 부문 6위에 머물렀다. 해커 역시 지난해에는 8승으로 눈에 띄지 않았다. 이들 뒤의 13승 그룹은 다승왕 도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잔여경기
일단 세 사람의 소속팀인 두산, NC, 삼성의 잔여경기를 살펴보자. 두산이 18경기로 15경기의 삼성, 16경기의 NC보다 2~3경기 많이 남겨뒀다. 단순 논리로 살펴보면 유희관이 해커와 윤성환보다는 1번이라도 더 많은 선발 등판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현 시점에서 잔여경기 선발로테이션을 예상해봐도 유희관이 해커, 윤성환보다 1차례 더 선발등판할 수 있을 듯하다.)
KBO리그는 15일부터 잔여경기 일정을 소화한다. 매일 5경기가 진행되는 시스템이 아니다. 3~4경기씩 치러질 때가 많다. 10개 구단 모두 불규칙한 일정을 소화한다. 예를 들어 두산은 이번주에도 15일 잠실 롯데전부터 20일 대전 한화전까지 6경기를 꼬박 치른다. 하지만, 삼성와 NC는 19일에는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 잔여일정은 월요일에도 일정이 편성되는 21일 이후 더욱 불규칙해진다. 세 팀 모두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지만, 중간에 쉬는 날이 불규칙적으로 이어진다. 이때 로테이션을 탄력적으로 조정, 한 차례 정도 등판 기회를 더 제공할 수 있다. 세 사람은 팀의 에이스다.(알프레도 피가로가 어깨피로 증세로 이탈한 삼성의 경우 윤성환이 에이스라고 봐야 한다.) 세 팀의 순위가 시즌 막판까지 확실히 정해지지 않는다면 승률을 높이기 위해 그렇게 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극단적으로 다승왕을 밀어준다면, 극적인 상황에서의 구원 등판을 통해 승수쌓기를 의도적으로 지원해줄 수도 있다. 하지만, 유희관, 해커, 윤성환의 소속팀 감독 스타일상 그렇게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일정이 빡빡해서 그렇게(구원으로 변칙 투입)할 여유도 없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과 NC 김경문 감독 역시 마찬가지. 등판 간격을 하루 정도 당길 수는 있어도 순서를 바꾸거나 구원으로 변칙 투입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결국 세 사람은 정해진 팀 일정과 로테이션에 따라 다승왕 경쟁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20승 가능성
그렇다면 다승왕을 떠나서 유희관, 해커, 윤성환의 20승은 가능할까. 현 시점에선 장담할 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최근 세 팀의 선발로테이션을 근거로 향후 등판일을 예상해보자. 유희관은 16일 잠실 롯데전, 22일 부산 롯데전, 27일 잠실 LG전, 10월 3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할 듯하다. 해커는 20일 창원 넥센전, 25일 창원 LG전, 10월 2일 인천 SK전에 선발 등판할 듯하다. 윤성환은 20일 부산 롯데전, 26일 잠실 두산전, 3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할 듯하다. 유희관이 4경기, 윤성환과 해커가 3경기 더 등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잔여 경기서 전부 승수를 쌓아야 20승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심지어 윤성환은 자력으로는 20승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예상 로테이션은 반드시 들어맞는다고 볼 수 없다. 추가로 비로 취소되는 경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로테이션이 조정될 여지가 남아있다. 두산의 경우 11일 노게임 처리된 잠실 KIA전을 10월 3일 이후 치러야 한다. 그리고 4위로 시즌을 마친다면 곧바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유희관의 등판일을 어떻게든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 등판은 건너뛸 가능성도 있다. 삼성의 경우 피가로가 시즌 막판 복귀하면 로테이션 조정이 필요하다.
이들 모두 극적으로 예상보다 한 차례 더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없지만, 현 시점에선 갑작스럽게 구원으로 나서지 않는 한 20승 돌파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는 없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쌓은 세 사람이지만, 치열한 순위싸움이 계속되는 상황서 잔여 등판서 전승한다는 보장은 없다. 20승은 물론이고, 다승왕 주인공도 시즌 막판까지 가야 결론이 날 것 같다. 공동 다승왕이 탄생할 수도 있다.
[위에서부터 유희관, 해커, 윤성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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