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예뻤다', 황정음만 믿고 보니 또 재밌구나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새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극본 조성희 연출 정대윤)가 16일 첫 방송됐다.

첫 회에선 주인공 김혜진(황정음)의 서글픈 인생과 첫사랑 지성준(박서준)과의 인연이 소개됐다. 학자금대출에 허덕이고 남자들의 관심에서 거리가 먼 혜진은 사실 어릴 적 공부도 잘하고 집도 잘 사는 인기 있는 소녀였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집안은 망했고 폭탄머리에 주근깨 가득한 외모로도 변했던 것이다.

반면 어린 시절 성준은 뚱뚱한 체격에 늘 주눅 든 모습으로 또래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아이였다. 혜진만이 성준의 유일한 친구이자 사랑이었는데, 어른이 된 성준은 훤칠한 몸매의 성공한 남자가 되어 어느 날 연락이 끊긴 혜진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성준의 달라진 외모에 자신감을 잃은 혜진은 친구 민하리(고준희)를 약속 장소에 대신 내보내며 인연은 엇갈려 버렸다. 그리고 혜진이 우연한 계기로 잡지사에서 성준을 재회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됐다.

첫 회에서 가장 눈에 띈 건 황정음의 변신이었다. 시쳇말로 '역변' 해버린 혜진을 표현하기 위해 촌스러운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을 과감하게 시도했는데, 황정음이 소화하니 혜진 캐릭터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매력이 가득했다.

앞서 KBS 2TV 드라마 '비밀'에선 지독한 운명을 연기해 호평 받고, MBC 드라마 '킬미 힐미'에선 상처를 기억에서 지운 채 살아가는 여인을 연기해 박수 받은 황정음이었다. '그녀는 예뻤다'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변신과 캐릭터 소화로 소위 '믿고 보는 황정음'이란 수식어를 그대로 증명한 첫 회였다.

혜진의 친구 하리를 연기한 배우 고준희와의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여자들의 진한 우정을 표현한 두 사람의 모습은 실제 절친을 보듯 생생했다.

첫 출발을 순조롭게 한 '그녀는 예뻤다'로 앞으로의 관건은 신선한 에피소드가 얼마나 담겼느냐에 달렸다.

첫사랑과의 우여곡절 재회와 사각관계는 많은 로맨틱 드라마에서 답습한 설정으로 '그녀는 예뻤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탓이다. 결국은 전형적인 설정 안에 어떤 기발한 에피소드를 녹여내 시청자들의 흥미를 계속 유발할지에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다만 기대는 높게 가져볼 만하다. 황정음의 연기가 워낙 능청스러워 같은 장면이라도 꽤 코믹하게 그려내고, 첫 회에서 일부 공개된 잡지사 직원들의 캐릭터가 상당히 독특해 보여 만만치 않은 호흡을 과시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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