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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너무 잘해도 문제다. 행복한 고민도 고민이다. kt wiz와 댄 블랙이 내년에도 한 배를 탈 것인가.
블랙은 올 시즌 42경기에서 타율 3할 5푼 7리(154타수 55안타) 12홈런 31타점 출루율 4할 3푼 8리를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도 3할 4푼 8리로 훌륭하다. 55경기에서 홈런 12개를 때려냈을 정도로 장타력도 인정받았다. OPS는 1.081. 퇴출된 외국인 투수 앤디 시스코의 대체자로 지난 6월 4일에야 KBO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블랙. 손목 실금 부상으로 40일 넘게 1군에서 빠졌지만 최근 활약은 공백을 상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블랙은 복귀 후 14경기에서 타율 3할 7푼 8리(45타수 17안타) 5홈런 11타점을 몰아쳤다. 삼진(11개)-볼넷(10개) 비율도 훌륭했다. 투수 편식도 없다. 좌투수(0.319)와 우투수(0.386), 언더투수(0.316) 모두 문제없이 공략했다. "부상 공백이 없었다면 20홈런은 거뜬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다른 외인타자 앤디 마르테와의 시너지효과는 그야말로 '대박'에 가깝다. 마르테는 올 시즌 103경기에서 타율 3할 6푼 5리(381타수 139안타) 20홈런 85타점 출루율 4할 2푼 9리 맹활약 중. '마블 듀오'는 어느새 공포의 대상이 됐다. 둘의 성적을 합산하면 타율 3할 6푼 3리(535타수 194안타) 32홈런 116타점. 3번 마르테-4번 블랙의 파괴력은 실로 대단하다. 둘 다 찬스에서도 무척 강하다. 마르테의 득점권 타율은 3할 1푼 9리.
kt는 올 시즌 내내 꾸준했던 마르테와는 재계약을 안 할 이유가 없다. 열쇠는 마르테가 쥐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투수다. kt는 내년 시즌까지 외국인 선수를 4명까지 쓸 수 있다. 조범현 kt 감독의 구상이 가장 중요하다. 올해는 투수 3명(크리스 옥스프링, 필 어윈, 시스코)과 타자 한 명(마르테)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투수(옥스프링, 저스틴 저마노)와 타자 각각 2명씩 보유 중이다.
그런데 kt는 올해 팀 타율 2할 7푼 5리로 이 부문 6위에 올라 있는 데 반해 평균자책점은 5.63으로 리그 최하위다. 내년 도약을 위해 마운드 강화는 필수 과제. 옥스프링(28경기 10승 10패 평균자책점 4.53)과 저마노(11경기 3승 5패 4.31)가 평균은 해줬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블랙이 빠진 상황에서 타선이 큰 문제없이 돌아갔다는 점도 고민거리.
kt가 외국인 투수 3명을 영입하면 자연스럽게 마르테와 블랙 중 한 명은 보내야 한다. 둘 중에는 시즌 내내 꾸준했던 마르테 쪽에 무게가 실린다. 그렇게 되면 타선 보강이 필요한 팀이 잽싸게 블랙을 낚아챌 듯. 지금 상황을 보면 블랙이 너무 잘하는 게 문제다. 그렇다고 못 하길 바랄 수도 없는 노릇. 이제 올 시즌 12경기를 남겨둔 kt가 어떤 선택을 할 지 벌써 궁금해진다.
[kt wiz 댄 블랙.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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