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케이블채널 엠넷 ‘쇼미더머니4’는 매 회마다 논란을 흩뿌리며 시청자들의 입방아에 올랐지만, 그중 으뜸은 단연 브랜뉴뮤직 팀의 번복 논란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래퍼 한해가 있었다. 프로듀서인 산이, 버벌진트가 탈락자와 합격자를 번복하는 치명적 실수를 범하면서 의도치 않게 한해가 희생양이 됐고 네티즌들은 그에게 연민의 시선을 보냈다.
방송의 힘은 실로 대단했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한해는 유명세를 탔고 예전과 비교할 수 없는 인지도를 얻게 됐다. 그리고 한해는 이 과정에서 느낀 바를 랩으로 만들어냈다. 그 곡이 바로 최근 공개된 새 싱글 ‘구름’이다.
한해는 ‘구름’을 통해 ‘쇼미더머니4’ 이후 본인이 느낀 솔직한 심경을 가사로 표현했다.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쏠린 사람들의 관심과 그에 따른 주변 사람들의 태도를 경계하며, 어떤 상황에도 자기 자신을 잃지않고 겸손하게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는 본인의 의지를 솔직담백하게 가사로 담아냈다. ‘놀랄 일이야 방송을 하니까 없던 색깔 만들어지고 각종 인터뷰 심지어 광고까지’ ‘모두 내게 구름을 태우려고 해’ ‘연락 몇 통에 변했다는 애들 상관 안 해 혹시 그런다면 닥쳐라 해’등의 가사가 현실적으로 와닿는다.
“솔직히 말해서 그 동안 내 모든 것들을 보여주고 솔직하게 산다고 말하면서도 제 안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쇼미더머니4’ 이후에는 한 차원 더 발전하고 솔직한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겼어요. 많은 걸 내려놓은 것 같아요. 그동안 솔직한 척 하면서 스스로를 포장했다면 이제는 ‘진짜 한해’를 보여줄 수 있는거죠. 앞으로는 억지로 다른 사람들 시선에 맞춰 그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무언가를 한다거나 그러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 살면 행복하지 않잖아요. 예전엔 만인에게 나이스맨이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그런건 다 사라졌어요. 내가 믿는 그대로, 그 포인트가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지금 엄청 행복해요.”
‘쇼미더머니4’는 한해를 바꿔놨다. 예전에 한해가 느꼈던 삶에 대한 만족도가 약 50점이라면, 이제는 90점~100점을 웃돈다고. 누군가의 실수로 떨어졌다고 해서 그 상황을 원망하고 괴로워하기 보다는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성숙해져가고 있었다.
“결과가 어찌됐든 얻은게 많아요. 인지도 뿐만 아니라 자신감도 갖게 됐어요. 중간에 아쉽게 탈락했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도전의식도 생기고요. 제가 가사를 까먹고 우여곡절을 겪긴 했지만 1차, 2차, 3차 무대를 통해 내 랩을 보여줄 수 있었으니까요. 초심을 되찾는 기회였달까. 사실 ‘내가 객관적으로 랩을 잘 하는게 맞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 길에 대해 헷갈릴 때가 있었는데 다 해소됐어요. 단정짓지는 못하겠지만 내게는 분명히 더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다른 어린 친구들과의 경쟁력도 있다는걸 깨달았으니까요. ‘쇼미더머니4’가 논란도 많고 시스템 적으로 불만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의미있는 시간이었고 스스로에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한해는 번복 논란으로 인해 자신이 피해를 봤다고 불만을 가질 법도 한데, 도리어 산이와 버벌진트를 이해하고 응원하고 있었다. 심지어 떨어진 게 차라리 잘됐다고 여겼다. 가사를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석연치않게 합격 통보를 받은 후가 차라리 더 스트레스받고 괴로웠기 때문이다. 합격한 후부터 결과가 번복돼 탈락자로 지목되기까지의 3일은 한해에게 고통이었다. 3일만에 3kg이 빠지고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카락이 마구 빠질 정도였다. 한해는 “산이, 버벌진트 형이 룰을 어기면서까지 결과를 번복했던 건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번복당하기 전까지 3일간 너무 힘들었어요. 부당하게 올라간 것 같아서요”라고 말하며 속내를 비교적 자세하게 털어놨다. “아, 이러면 얘기가 너무 길어지는데”라며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제가 ‘쇼미더머니’ 시즌1부터 시즌3까지 안본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시즌4에 도전하는 것도 굉장히 큰 결심이었어요. 원래 시작할 때는 무조건 소속사인 브랜뉴 팀과는 같이 하지 않을 작정이었어요.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으니까요. 그런데 참가자들 사이에서 뭔가 브랜뉴를 무시하는 듯한 기류가 있었어요. 제가 그 동안 대단한 애사심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런 얘기들을 들으니 괜히 화가 나고 짜증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브랜뉴 팀이랑 완전 멋있는거 해서 다 닥치게 해주겠어’라는 마음을 갖게 됐죠. 그런데 석연치 않게 올라라게 되면서 제가 구상해 놨던 것들이 다 무너지게 됐어요. 더 이상 멋있는 그림이 나올 수 없었던거죠. ‘더 못올라가서’ ‘실수했으니까’등의 이유로 괴로웠던게 아니에요.”
한해는 산이, 버벌진트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들 역시 자신만큼 힘들었을 거라는 것. 그들의 결정 역시 용기였고, 진솔함이었다고 받아들였다. 한해는 “형들의 의도는 순수했어요. 꿍꿍이가 있는게 아니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한해는 ‘구름’을 시작으로 꾸준히 신곡을 내고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는 쉬지 않고 활동하는게 목표”라는 말도 덧붙였다. ‘쇼미더머니4’ 이후 여러 곡을 만들어놨다는 한해는 내년께에는 정규 앨범을 낼 수 있게 준비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특히 “조금 유명해졌다고 연예인이 빡~ 되고 건방지게 굴고 싶지 않아요. 자연스럽고 담백한 음악을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고백했다.
[사진 = 브랜뉴뮤직]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