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시즌 막판이지만 NC의 최종 순위는 아직 알 수 없다. 77승 52패 2무(승률 .597)로 굳건히 2위를 지키고 있는 NC는 1위 삼성(81승 52패 승률 .609)과 단 2경기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NC가 아직도 선두권 싸움을 펼칠 정도로 강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역시 강력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거의 실패가 없는 외국인 스카우트는 현장과 프런트의 환상 호흡을 보여준다.
NC엔 MVP 후보인 '괴물타자' 에릭 테임즈가 있다. 지난 해 타율 .343 37홈런 121타점 11도루를 기록한 테임즈는 올해는 이미 지난 시즌 성적을 넘어 타율 .380 43홈런 125타점 36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KBO 리그 역대 첫 40홈런-40도루 클럽에 남은 것은 도루 4개 뿐.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손꼽히는 타이론 우즈, 펠릭스 호세, 제이 데이비스를 합친 것 같다.
그 뿐인가. 올해 NC의 에이스로 발돋움한 에릭 해커는 17승 5패 평균자책점 3.23으로 한국 무대 입성 후 최고의 피칭을 선사하는 중이다. 지난 2시즌에서 호투하고도 2년 연속 8승에 머물러 '불운의 아이콘'으로도 통했던 해커는 이제 어디 내놔도 손색 없는 1선발로 우뚝 섰다.
테임즈와 해커는 이미 KBO 리그를 적응한 선수들이라면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재크 스튜어트의 호투 행진은 놀라움 그 자체다. 6승 2패 평균자책점 2.76으로 대체 불가한 2선발로 자리 잡았다. 보통 시즌 중에는 쓸만한 외국인 선수를 구하기가 어렵고 또한 한국에 와서 적응하기도 쉽지 않은데 스튜어트는 그렇지 않다.
아직 시즌도 끝나지 않은 마당에 성급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올해도 NC의 스토브리그 과제는 바로 '재계약'이 아닐 수 없다. NC에겐 이 3명의 선수가 내년에도 필요하다. NC는 이미 이런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었다. 바로 지난 시즌을 마치고 테임즈, 해커, 그리고 찰리 쉬렉을 붙잡으며 나름 베스트 시나리오로 성공적인 겨울나기를 했다. FA 광풍이 불 때 조용히 외국인 선수 재계약을 마친 NC는 이미 그때부터 또 다른 돌풍을 준비하고 있었다.
비록 찰리가 무릎 부상 여파로 인한 부진 끝에 올 시즌 도중 NC 유니폼을 벗었지만 찰리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스튜어트의 활약이 그 아쉬움을 지우고 있다.
이제 NC에 합류한지 3개월 가량 시간이 흐른 스튜어트는 지난 18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고 팀의 15-2 대승을 이끌었다. 스튜어트는 "NC는 야구를 즐기는 팀이다. 그러면서도 뒤에서는 훈련을 열심히 한다"라고 팀내 선수들의 경쟁력을 이야기했다. 자신 역시 NC란 팀에 녹아든 모습이다. "선수들과 잘 지내고 있다. 그런 면에서는 이미 적응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다.
아마 국내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안녕하십니까"라는 말을 가장 잘 하는 선수가 바로 해커일 것이다. 발음이 워낙 정확해 눈을 감고 들으면 한국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다. NC가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던 2013년부터 공룡 군단의 성장을 지켜본 해커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소년에서 남자가 됐다. 나도 이들을 보면서 배운 게 많다"라고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미국 시절 살아 남기 위해 독특한 투구폼을 스스로 개발하면서 삶의 전환점을 맞은 해커는 이제 마산구장에서 이웃 주민들을 초청해 딸의 생일 파티를 열 만큼 그야말로 한국 사람이 다 됐다.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KBO 리그 최고의 타자인 테임즈는 또 어떠한가. "너무 예민하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만족할 때까지 멈추지 않는 연습 벌레다. 조금이라도 타격 포인트가 어긋나면 홀로 연습을 마다하지 않는다. 경기를 임하는 태도를 두고 김경문 감독과 트러블이 있기도 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활화산 같은 타격을 펼치고 있다. 이미 사이클링 히트 2회로 새 역사를 쓴 그는 이제 40-40 클럽에 도전한다. "어떻게 결과가 나올지 나도 기대하고 있다"고 방긋 웃는 그다.
[테임즈, 스튜어트, 해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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