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은 올 시즌 대도약을 노린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 주희정을 영입, 골밑과 가드진, 승부처에서의 득점력을 동시에 강화했다. 이는 최근 수년간 삼성의 문제점이었다. 급격한 리빌딩의 후유증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영입(특히 문태영과 주희정)이 젊은 선수들 위주의 리빌딩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장기적 차원에선 구심점 없는 팀 컬러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결과적으로 팀 리빌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이상민 감독 생각이다.
어쨌든 올 시즌 삼성 전력은 강화됐다. 라틀리프와 김준일이 버티는 포스트는 리그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 주희정과 라틀리프의 속공 위력은 19일 동부전서 여실히 증명됐다. 임동섭이 부상에서 돌아왔고, 장민국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외곽 득점력이 올라갔다. 대표팀에 차출된 문태영이 2라운드부터 가세하면 공격력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된다.
▲라틀리프+주희정 효과
현 시점에선 검증된 빅맨 라틀리프의 가세가 삼성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라틀리프는 20일 전자랜드 안드레 스미스와의 맞대결서 판정패했지만, 15점 16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했다. 4경기 평균 18.8점 10.3리바운드로 더블더블. 최근 김준일이 약간 주춤한데, 라틀리프의 골밑 장악력이 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라틀리프의 자체적인 경쟁력은 여전하다. 정확한 중거리슛, 주희정과의 속공과 거기서 파생되는 외곽 찬스가 상당하다. 또한, 이 감독은 심리적인 부분을 거론했다. "라틀리프가 골밑에 있으니 외곽에서 임동섭과 장민국도 자신 있게 슛을 던질 수 있다"라고 했다. 지난 시즌까지 삼성은 이런 효과를 거의 누릴 수 없었다. 김준일이 있었지만, 안정적이면서 꾸준한 외국빅맨이 있는 것과 없는 건 엄연히 다르기 때문.
삼성은 라틀리프를 앞세워 4경기서 2승을 수확했다. 20일 연전의 피로로 전자랜드에 패배했지만, 19일 강호 동부를 잡은 건 고무적이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없으면 강한 팀을 만들 수 없다"라고 했다. 승리는 최고의 무기. 비슷한 맥락으로 이 감독은 "주희정을 데려온 것도 박재현, 이호현의 성장을 위해서다. 젊은 친구들을 잘 이끌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데려왔다. 물론 희정이가 1000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라고 했다.
▲여전한 과제들
과제도 적지 않다. 일단 라틀리프 효과를 아직 극대화하지 못했다. 이 감독도 "라틀리프가 혼자서 공을 갖고 있다가 처리하는 부분이 많다"라고 했다. 베테랑 주희정이 40분 내내 뛸 수 없다. 그렇다면 이시준, 박재현, 이호현 등이 대부분 시간을 소화해야 한다. 그런데 젊은 가드들이 경험이 부족해 라틀리프에게 공을 넣어주는 최적의 타이밍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공을 제때 넣어주지 못하면 라틀리프가 바깥으로 나와서 공을 잡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된다. 자연스럽게 득점 확률은 낮아진다. 마찬가지로 김준일과의 동선 문제도 완벽히 해결된 건 아니다. 이 감독은 "두 사람이 하이-로 게임도 연습하고 있다"라고 했지만, 둘 다 패스능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문태영이 가세해도 일시적으로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이 감독은 "문태영이 팀에서 제대로 연습을 한 적이 없다. 특히 동섭이 등 몇몇 선수들과는 한 번도 호흡을 맞춰보지 못했다"라고 걱정했다. 문태영이 2라운드에 돌아오면 실전을 통해 국내 가드, 포워드들과 동선을 맞춰야 한다. 위험성이 따를 수밖에 없다. 물론 문태영의 KBL 경험이 풍부하다는 건 삼성으로선 안심이 되는 부분.
마지막으로는 수비와 경험부족. 현실적으로 가장 큰 고민. 이 감독은 "동섭이가 수비 센스도 있고, 팀에서 수비력이 가장 괜찮다"라고 했다. 하지만, 19일 동부전을 앞두고서는 "솔직히 우리 팀에 수비력이 좋은 선수가 없다"라고 했다. 실제 삼성의 외곽수비력은 골밑에 비해 부족하다. 신장에선 크게 밀리지 않는데, 수비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2대2 공격에 의한 외곽 찬스를 잘 만들어내는 전자랜드에 고전했다. 결국 지역방어같은 팀 디펜스로 최대한 극복해야 한다. 또한, 전자랜드전의 경우 연전으로 체력이 떨어지자 후반 승부처에서 실책을 연발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젊은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팀에 공헌하는 애버리지가 떨어진다. 이런 부분들은 올 시즌 내내 삼성이 안고 가야 할 숙제다. 현 시점에선 삼성에 희망과 숙제가 공존한다.
[삼성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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