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수단에 변화를 준 게 결정적이었다."
KT가 21일 잠실 LG전서 134경기만에 50승을 돌파했다. 잔여 10경기서 8승을 거둬야 4할을 달성한다. 사실상 쉽지 않다. 그래도 KT의 후반기는 충분히 성공적이다. 3~4월 3승21패, 5월 7승20패로 참담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6월 11승12패, 7월 8승10패로 조금씩 힘을 내기 시작했다. 마침내 8월 14승11패로 창단 최초 월간 5할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9월 7승10패로 다시 페이스가 약간 떨어졌지만, 더 이상 무기력함은 없다. 이제 상위권 팀들도 KT를 쉽게 보지 않는다.
1군 첫 시즌도 10경기만 남겨뒀다. KT 조범현 감독은 2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처음엔 그냥 100패를 할 것 같았다"라고 털어놨다. 실제 KT의 5월까지의 암울한 행보에 많은 야구관계자가 걱정의 시선을 보냈다. NC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자원을 많이 수급하지 못했다는 점, 100패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야구의 질적 성장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조 감독은 그런 시선이 누구보다도 괴로웠다.
▲터닝포인트
역시 터닝포인트는 트레이드와 외국인선수 방출 및 교체. 조 감독도 "선수단에 변화를 준 게 결정적이었다"라고 털어놨다. KT는 4월 20일 LG와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구단 창단 후 첫 트레이드. 윤요섭과 박용근을 데려왔고 이준형을 내줬다. 5월 2일에는 KBO리그 역사상 최다규모의 거래가 성사됐다. 롯데와의 5대4 트레이드. 장성우 윤여운 최대성 이창진 하준호를 영입했고 박세웅 안중열 이성민 조현우를 내줬다. 그리고 5월 27일 외국인투수 앤디 시스코를 퇴출했다. 6월 4일 외국인타자 댄 블랙을 영입했다. 6월 21일에는 NC와 2대1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홍성용과 오정복을 받았고 용덕한을 내줬다. 6월 27일에는 외국인투수 필 어윈을 내보냈다. 7월 8일에 저스틴 저마노를 영입했다. 트레이드 3건, 외국인선수 방출 및 새 영입이 2건. 총 19명의 선수가 이동했다. 11명을 받았고 8명을 내보냈다. 결과적으로 전력 강화로 이어졌다.
그 중에서도 핵심적인 터닝포인트는 댄 블랙 영입. 댄 블랙을 영입하면서 기존 앤디 마르테와 강력한 중심타선을 형성, 팀 득점력 자체가 올라갔다. 물론 부상으로 두 사람이 동시에 뛰지 못한 경기도 있었으나 이후 KT 타선은 이적생들 위주로 재편, 현재 제법 짜임새를 갖췄다. 조 감독은 어차피 투타 모두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타고투저 흐름에 맞춰 우선 타선을 강화하는 게 기존 구단들과의 전력차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그 판단은 옳았다.
▲복합적인 배경
터닝포인트를 일궈낸 선수단 변화에는 복합적인 배경이 있다. 일단 조 감독은 "프로야구 전체의 수준이 유지되려면 우리(KT) 전력이 너무 처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KT가 최소한 리그 수준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시즌 초반부터 "100패는 면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시즌 중 선수단 개편은 불가피했다.
또한, 조 감독은 "한 시즌을 잘 치르려면 선수층이 두꺼워야 한다는 사실을 느꼈다"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중심타선, 내, 외야 백업 등을 보강했다. 그는 "김상현을 2군에 내리기도 했다. 선수들의 의식을 강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중심타자 김상현의 2군행은 시즌 중 선수단 보강이 없었다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 하나. 조 감독은 "예를 들어 박경수와 박기혁은 FA로 영입했지만, 기혁이 같은 경우 작년에 1군에서 많이 뛰지 못했다. 몸 자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였다. 선수들간의 호흡도 좋지 않았다. 트레이드를 통해 경쟁력도 높이고 팀 분위기도 살렸다"라고 돌아봤다. 결국 조 감독의 시즌 중 선수단 대개편은 실질적인 전력 업그레이드, 팀 분위기 상승, 경쟁심 유발 등의 효과가 있었다.
▲마운드 보강
그렇다면 2016년 KT는 어떤 모습일까. 조 감독은 "FA 영입 여부에 따라서"라고 전제하면서 "기본적인 전력 구성은 구단이 할 일이다. 내 입장(선수단 리더)에선 A가 있으면 A로 하고, B가 있으면 B로 하면 된다"라고 했다. 이어 "내년 외국인선수를 투수 2명, 타자 2명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투수 3명, 타자 1명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어느 팀이든 FA와 외국인선수 시장 변화에 따라 비 시즌 전력보강 포인트는 바뀐다.
조 감독은 진심을 밝혔다. "마운드가 중요하다. 올 시즌에는 타선 보강에 중점을 뒀지만, 장기레이스에선 마운드가 강해야 한다"라고 했다. 너무나도 당연한 코멘트. 그는 "2차드래프트에선 젊은 투수들이 거의 나오지 않을 것이다. 나이 있는 투수들이라도 데려와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KT는 마운드가 허약하다. 선발진 후미와 불펜 필승계투조가 전반적으로 그렇다. 조무근을 배출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꾸준함을 장담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조 감독도 "마운드 보강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마운드와 궁합을 이루는 내, 외야 수비 역시 비약적인 성장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스토브리그서 이런 부분들에 대한 업그레이드와 외부보강이 이뤄져야 현재의 희망을 내년으로 이어갈 수 있다.
[조범현 감독(위), KT 선수들(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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