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kt wiz '루키' 좌완투수 정성곤은 올 시즌 '알을 깨는 아픔'을 겪고 있다. 하지만 입단 첫해부터 1군에서 얻어맞는 건 분명 성장의 밑거름이다.
정성곤은 kt가 자랑하는 유망주다. 인창고를 졸업하고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4순위로 kt의 지명을 받았다. 지난해 아시아청소년 야구대회 결승전 일본전에서 한국이 2-1로 한 점 앞선 8회말, 1사 2, 3루 상황을 막아 우승을 이끈 주인공이다. 그런데 프로 무대는 확실히 다르다. 신인 투수가 입단 첫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긴 쉽지 않다. 일단 1군에서 꾸준히 버티고 있다는 자체로 절반의 성공.
정성곤은 올 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19경기에 등판, 2승 6패 평균자책점 8.37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0.328), WHIP(이닝당 출루허용, 2.26) 모두 좋지 않다. 57이닝을 소화하며 삼진 41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10개 많은 51개 허용했다. 피홈런도 11개다.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가능성은 확실히 보여줬다. 5월 4경기에 모두 선발 등판, 승리 없이 2패만 당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4.40(14⅓이닝 7자책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6월 4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6.62(8⅔이닝 16자책점)로 무너진 것. 조범현 kt 감독은 6월 18일 NC전(0이닝 5피안타 5실점) 직후 정성곤을 2군으로 보내 선발 수업을 받게 했다. 이후 퓨처스 7경기에서 정성곤은 평균자책점 6.02에 불과했다. 하지만 매 경기 5이닝 이상 소화하며 3승(1패)을 따냈다.
그리고 지난달 4일 1군에 복귀했다. 선발 복귀전인 지난달 18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7이닝을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고 감격의 데뷔승을 따냈다. 이후 2경기에서는 모두 조기강판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5일 NC전에서 6이닝 4피안타(1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 쾌투로 2승째를 따냈다. 다음 등판인 10일 LG전에서는 승패 없이 물러났다. 하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5이닝을 4피안타 4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잘막았다.
문제는 최근 2경기. 15일 NC전에서 1⅓이닝 만에 5피안타(3홈런) 1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고, 전날(23일) 수원 삼성전에서 ⅓이닝 만에 3피안타 3볼넷 1탈삼진 5실점(3자책점)하고 마운드를 떠났다. 최고 구속 143km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까지 피칭 메뉴를 모두 써먹었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특히 볼넷 3개로 대량실점 빌미를 제공한 게 아쉬웠다. 결국 팀의 0-11 패배로 6패(2승)째를 떠안았다.
정성곤은 데뷔승 직후 "1군에서 던질 기회를 가진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그런데 이후 롤러코스터 행보를 반복했다. 믿음을 가질 만 하면 무너졌다. 악순환이었다. 자기 것을 확실히 못 보여줬다. 지금 kt 1군은 젊은 투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인데, 아직 100% 자리 잡지 못한 모습.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기대하는 조 감독의 눈에 차지 않는 듯. 조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부족한 부분을 찾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항상 내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고 했다. 젊은 투수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이다.
최근 부진으로 좌절할 필요는 없다. 데뷔 첫해 2승을 올린 것부터 일단 성공이다. 조 감독은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한다. 키우면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정성곤도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아직 한국 나이 19세인 정성곤에게는 야구를 한 날보다 야구할 날이 더 많다. 정성곤이 '알을 깨는 아픔'을 견뎌내고 kt의 믿을 만한 좌완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성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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