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현 시점에선 확신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최근 KBL행을 선언한 고교생 송교창(18, 삼일상고 3학년, 201cm). 지난 21일 KBL 신인드래프트 신청서를 제출했다. 송교창의 프로직행 시도를 두고 많은 농구관계자가 이런 저런 시선을 보낸다. 결론적으로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송교창의 경기력을 체크해왔고, 프로의 현실을 잘 아는 지도자들과 관계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올해 KBL 신인드래프트는 10월 26일에 열린다. 대어가 많지 않다. 현재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 중인 문성곤(고려대)과 한희원(경희대)이 1순위로 꼽힐 뿐, 그 이후에는 누가 뽑혀도 즉시전력감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 이런 상황서 송교창이 드래프트에 가세했다. 농구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송교창이 최소 드래프트 1라운드 중~후반에 선발될 게 확실시된다.
▲송교창의 경쟁력
일단 송교창이 누구인지 살펴보자. 2m1cm의 신장에 80kg대 후반의 체격조건. 빅맨이면서 공수전환이 빠르다. 내, 외곽 공격에 모두 능하다. 또래들 중에서는 개인기가 매우 좋아 1대1 상황에서 손쉽게 득점을 올릴 줄 안다. 삼일중과 삼일상고를 거쳤고, 각 연령별 청소년대표를 경험하며 국제무대 경험도 쌓았다. 송교창의 삼일중 시절 잠깐 가르친 경험이 있는 LG 김진 감독은 "자세가 높고, 스텝을 놓는 부분에 대해 지적한 적이 있다. 요즘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발전 속도가 빨랐다. 유연성도 좋고 농구에 대한 적극성도 갖고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여기서 주목해볼 부분은 구력. 송교창은 중학교 1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다. 또래보다 늦은 출발이었다. 본래 중, 고교 레벨에선 구력 6개월, 1년이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런데 송교창은 슬럼프도 있었지만, 극복했다. 고교 최고 포워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까지 명문 대학들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잠재력만큼은 최상급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
▲프로에서 언제 통할까
송교창이 프로에서 통하는 건 확실해 보인다. 기본적인 기량 자체는 다치거나 슬럼프가 와도 어디로 도망가지 않는다. 문제는 송교창의 기량이 언제 통하느냐는 것. 이 부분에선 상반된 시선이 존재한다. 일단 드래프트 순번과 관련해서도 '로터리픽도 가능하다'부터 '1라운드 중, 후반'으로 엇갈린다.
송교창 이전에도 고교생 신분으로 KBL에 직행한 케이스가 있었다. 송교창이 그들에 비해 월등히 나은 경쟁력을 갖춘 건 확실하다. 그들보다 더 빠른 순번에 뽑히고, 더 빨리 적응할 것은 확실하다. 다만, 현 시점에서 중요한 건 크게 두 가지다. 일단 송교창의 KBL 적응력이고, 또 하나는 송교창을 관리해야 하는 프로 구단의 현실이다.
우선 송교창의 프로 적응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고교농구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정말 좋은 선수"라면서도 "고교와 프로는 엄연히 레벨 차가 존재한다. 당장 즉시전력감으로 활용하는 건 불가능하다. 웨이트도 부족하고 조직적인 수비에 대한 이해도도 당연히 떨어진다. KBL의 복잡한 수비조직력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2m가 넘으면서도 80kg대 몸무게는 곤란하다. 벌크업이 필요하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지금 프로에는 송교창의 3~4번 포지션에 2m이거나 2m 가까운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교창이가 그 선수들을 밀어내고 출전 기회를 당장 잡는 건 쉽지 않다"라고 했다. 특히 올 시즌 외국선수 비중이 높아지면서 장, 단신 외국선수와 직접적으로 매치업해야 한다. 송교창이 당장 이겨낸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송교창을 선발한 구단의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관리가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이 부분에선 신중한 자세(세부적으로는 조금씩 다른 입장)를 견지한 지도자가 많았다. 김진 감독은 "구단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키워나가면 투자해볼 수도 있다"라고 했다. 프로 적응에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어떻게든 잠재력이 풍부한 유망주는 하루라도 프로에 일찍 오는 게 낫다고 평가하는 관계자들이 적지 않았다. 최근 1~2년간 대학에서 기량이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는 이종현(고려대), 최준용(연세대)의 사례만 봐도 이해가 되는 부분.
상반된 시각도 있다. 김 감독은 장기적 차원에서의 투자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면서도 구단들의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었다. 그는 "KBL은 여전히 2군 시스템이 확실하게 정착되지 않았다. 그런 현실을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라고 했다. 실제 10개 구단은 선수 육성시스템이 여전히 부실하다. 윈터리그와 2군 리그를 치러왔지만, 해체와 이합집산을 반복해왔다. 그런 상황서 장기적 안목으로 선수를 키우는 건 그리 쉽지 않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는다. 또 다른 감독도 "프로는 눈 앞의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당장 감독이 언제 잘릴지 모르는데 3~4년 이상 안목을 갖고 선수를 키우는 건 쉽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 프로스포츠에선 코칭스태프, 프런트가 쉽게 잘리고 바뀐다.(한국 프로스포츠의 병폐) 철학이 다른 지도자, 프런트가 연쇄적으로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한다. 이런 상황서 저연차 선수 육성 시스템의 연속성이 유지되는 건 불가능하다. 선수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바라보면 고교생 송교창의 프로직행은 모험성도 있다.(이 대목에서 송교창이 이런 부분까지 생각할 정도로 대단한 유망주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한 관계자도 있었다.)
한편, 송교창의 프로직행이 100% 확정된 건 아니다. 일각에선 명문 대학들의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한 상황서 이번 드래프트 신청서 접수로 '간 보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했다. 그러나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송교창이 드래프트 참가를 철회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 같다"라고 일축했다. 어쨌든 KBL은 24~25일 중 신인드래프트 참가자를 공시한다. 송교창의 공시는 확정적이다. KBL관계자는 "공시 이후 드래프트에 나서지 않을 경우 3년간 다시 나올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럴 경우 송교창은 대학 4년을 정상적으로 다니고 다시 KBL 신인드래프트에 나올 수 있다. 규정의 맹점이다.
[송교창(위), KBL 로고(아래). 사진 = KBL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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