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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걸그룹 멜로디데이, 빠르고 쉬운 길을 거부하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예인, 유민, 차희, 여은으로 구성된 4인조 걸그룹 멜로디데이. 바로 MBC '일밤-복면가왕' 9대 가왕 '매운 맛을 보여주마 고추아가씨' 여은이 속한 그 그룹이다. 혹시 이름은 낯설지라도 멜로디데이의 노래는 우연히 TV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하다.
'각시탈', '골든타임', '내 딸 서영이' '너의 목소리가 들려', '호텔킹', '운명처럼 널 사랑해', '내일도 칸타빌레' 등 데뷔 전인 2012년부터 최근까지 OST를 부른 드라마만 열다섯 작품에 달한다. 가장 마음에 드는 OST를 물었더니 한참을 헤아리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내 딸 서영이' OST '그때처럼'은 매주 엔딩 장면에 나와서 좋았어요. 그리고 '호텔킹' OST '기다려본다'는 사실 저희 앨범 타이틀곡이 된 뻔했던 곡이고요."
숱한 작품에 참여한 건 멜로디데이가 그만큼 소화 가능한 장르에 한계가 없어서다. '주군의 태양' OST 'All about'는 노래의 색깔도 멜로디데이의 다른 노래들과 다를뿐더러 그걸 능숙하게 잘 받아 넘긴다. 멜로디데이란 이름부터 그런 뜻이란다.
"모든 장르에 멜로디가 있잖아요. 모든 장르를 멜로디데이만의 색깔로 표현하고자 그렇게 이름을 정했어요. 발라드에만 치중하지 않고 귀여운 노래도 하고 록 스타일의 노래도 하면서 다양하게 노래하고 있어요. 저희도 사실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는데 결과물을 듣고 보니 '아, 우리에게 다양한 색깔이 있구나' 하는 자부심을 느끼기도 해요."
불안감도 있었다. OST는 인기를 끄는 반면 데뷔 전이라 멜로디데이를 아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얼굴 없는 가수' 같은 활동이었다.
"멜로디데이가 저희인 걸 가까운 지인들만 알고 아무도 몰랐어요. 카페에 같이 앉아 있는데 저희 노래가 나오면 저희끼리 다같이 손잡고 '어? 이거 우리 노래다' 하고 그랬어요. 어린 마음에 속상할 때도 있었고요. 제일 걱정이었던 건 '계속 이렇게 얼굴 없이 OST로만 활동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컸어요. 거의 2년 동안을 그렇게 활동했거든요."
참 오래 걸어온 길이다. 그럼에도 여은, 유민, 예인, 차희 이 네 명을 기다리는 건 치열한 걸그룹 대전에서 멜로디데이가 빠르고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정적인 이미지나 퍼포먼스로 어필했다면 쉽게 이름도 알리고 주목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멜로디데이는 음악으로 시작했다. OST 활동부터 '복면가왕', '불후의 명곡' 등 가창력을 평가 받을 수 있는 예능으로 승부하고 있다.
추석 연휴는 멜로디데이의 새로운 도전 직전 잠깐의 숨 고르기다. 오랜만에 "이틀이나" 쉴 수 있는 꿈 같은 휴가를 받았다는 멜로디데이는 "집에 가서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고 잠도 많이 잘 거예요. 집밥이 먹고 싶어요"라고 했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10월이 되면 멜로디데이의 새 앨범이 나온다. 지난 앨범 '#LoveMe'에 이어 멜로디데이의 또 다른 변신을 준비했다. "춤과 노래가 업그레이드 됐다"며 "시크한 여전사 느낌"이라고 살짝 알려줬다. 멜로디데이의 경계선은 또 확장될 조짐이다.
[사진 = 로엔-뷰가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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