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위기극복능력이 삼성 5연패 밑거름이다.
삼성이 마침내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5연패를 차지했다. 아주 어려운 시즌이었다. 지난달 30일 4연패를 당하며 2위 NC에 1경기 차로 쫓겼으나 결국 3일 어렵사리 우승을 확정했다. 사실 2013년과 2014년에도 잔여 1경기를 남겨놓고 간신히 우승했다. 지난해의 경우 2위 넥센에 단 0.5경기 리드로 웃었다.
지난 5년간 우승하면서 상대 팀들은 계속 강해졌다. 반면 삼성은 FA, 해외유출, 각종 잔부상으로 전력이 계속 조금씩 떨어졌다. 지난해 오승환, 배영섭을 잃었고 올 시즌에는 배영수, 권혁마저 잃었다. 슈퍼백업 조동찬과 김태완도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했다. 마운드에선 선발과 불펜 모두 리빌딩이 더뎠다. 노쇠화됐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분명 전체적인 힘은 떨어지고 있다. 특히 안지만을 도와줄 확실한 셋업맨이 없다는 건 삼성의 최대 고민이다. 그래서 올 시즌에는 뒤집기 승부가 유독 쉽지 않았다.
현장에선 삼성의 전력이 2012년 정점을 찍은 뒤 2013년부터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류중일 감독도 몇 차례 이런 어려움을 토로한 적이 있다. 일각에선 '엄살'로도 치부했다. 하지만, 류 감독의 하소연은 엄살이 아니라 삼성 전력의 내실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의 진심이었다.
더구나 올 시즌에는 부상자가 많았다. 채태인이 무릎 수술 여파로 개막전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박한이, 박석민, 채태인, 이승엽, 구자욱 등이 끊임없이 부상으로 1,2군을 오르락내리락했다. 구자욱의 성장으로 박한이, 박해민, 구자욱, 채태인이 1루와 중견수, 우익수를 놓고 처절한 주전경쟁이 불가피하다는 행복한 시나리오도 그렸다. 하지만, 실제 이들이 정상 컨디션으로 동시에 출전한 경기는 얼마 되지 않았다. 대부분 경기서 부상자 몫을 나머지 선수들이 메우느라 바빴다.
실제 삼성은 이런 부분들이 극대화되면서 경기력 업다운이 예년보다 심했다. 시즌 중반 5연패와 이번 4연패는 물론이고, 전반적으로 연승과 연패가 잦았다. 기본 전력이 예년보다 약화됐다는 증거다. 삼성이 정규시즌 5연패를 확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건 당연했다.
그럼에도 무시할 수 없는 건 바로 우승 DNA다. 다른 팀들이 갖고 있지 않은, 가장 확실한 무기임에 틀림없다. 지난 2013년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김태완은 이런 말을 했다. "바깥에선(LG, 김태완은 2012시즌 후 트레이드로 삼성에 입단했다.) 몰랐다. 그런데 여기에 와보니 1승3패로 밀렸는데도 선수들이 전혀 동요하지 않더라. 아무렇지도 않게 집중하는 걸 보고 솔직히 놀랐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지난 5년간 삼성은 극강의 승부처에서 놀랍도록 침착했고, 강인했다. 언제나 결과가 좋았지만, 당장 눈 앞의 위기 결과를 예측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최근 4연패로 NC에 맹추격을 당했을 때만해도 NC의 대역전 우승 가능성이 거론됐다. 하지만, 삼성은 또 한번 해냈다. 자체적인 위기극복능력이 대단했다. 지난 5년간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심지어 아시아시리즈까지 경험하며 숱한 어려움을 겪어봤다. 좌절도 해봤고 교훈도 얻어봤다. 삼성의 가장 큰 힘이 여기서 나온다. 코너에 몰렸을 때 구성원들이 뭘 해야 하는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삼성이 연패를 당하거나 위기를 맞이하더라도 코칭스태프에서 갑작스럽게 선수들에게 "잘하자"라고 말하거나 선수들끼리 서로 "파이팅"을 유별스럽게 외치치도 않았다. 그저 좀 더 경기에 대한 진지함과 집중력이 돋보였다. 겉으로 보기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그게 우승을 해본 팀의 진정한 저력이다. 결국 삼성은 이번에도 해냈다. 사상 최초의 정규시즌 5연패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목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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