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부산 곽명동 기자]“김기영 감독은 ‘배우는 인형’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자신이 원하는 연기를 하라고 했죠. 실제 연기를 보여주셨어요. 저는 편했죠. 그 연기만 보고 따라하면 됐으니까요.”
김기영 감독의 충무로의 천재로 불렸다. 완벽주의자였다. 촬영기사한테 카메라의 위치와 35mm 또는 50mm 렌즈까지 다 정해줬다. 파인더로 보면 배우의 위치가 정확했다고 전해진다. 기이한 상상력과 완벽주의 성향이 맞물려 한국 영화계의 거인으로 평가 받았다.
이은심은 4일 인터뷰에서 “김기영 감독의 연출 디렉션에 따라 연기를 했을 뿐”이라며 “음악, 촬영, 조명 등 일류 스태프가 만들었기 때문에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하녀’ 이후의 ‘화녀’ ‘충녀’를 보면서 “나보다 뛰어난 배우들이 너무 연기를 잘했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4년 전에 임상수 감독의 ‘하녀’ 리메이크작을 봤어요. 컴퓨터 화면으로 봐서 그런지 큰 감동은 없었어요. 연기도 잘하고 예쁘고 훌륭하더군요. 내가 출연한 ‘하녀’보다 월등하다고 생각해요.”
이은심은 두 명의 반가운 영화인과 만났다. 한 명은 남편인 고 이성구 감독의 조연출로 시작해 한국 문예영화의 거목이 된 최하원 감독. 또 다른 한 명은 영화배우 신성일이다.
“신성일 씨는 나이가 80대인데도, 무척이나 건강하더라고요. 운동을 열심히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게을러서 운동을 전혀 안하고 살았거든요. 이제라도 운동을 좀 해야겠어요(웃음).”
‘하녀’에 함께 출연했던 고 김진규 배우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이은심은 “내가 연기를 못해도 화내지 않고 잘 타일러 줘서 감사하고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며 “김진규 씨와 함께 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2일 오후 부산 우동 영화의 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하녀’ GV 무대인사에 참석한 모습. 한혁승 기자. ‘하녀’ 스틸컷]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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