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단 1년만에 롯데를 들었다 놨다.
롯데의 감독 파격인사가 계속됐다. 롯데는 8일 이종운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그리고 SK 조원우 수석코치를 전격 감독으로 선임했다.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프로스포츠 현실에서 감독 계약기간이 휴지조각이 된지는 오래됐다. 그렇다고 해도 롯데는 지난해 이 감독을 갑작스럽게 영입했고, 또 1년만에 갑작스럽게 경질했다.
롯데는 2014년 10월 31일 제16대 감독으로 이종운 감독을 선임했다. 그 해 롯데는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성적도 부진했지만, 시즌 중 불거진 CCTV 사태, 프런트와 현장의 마찰 등 구단 안팎에서 파열음이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김시진 전 감독이 지휘봉을 놓는 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 지속됐고 시즌 후 새로운 감독을 누구로 선임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롯데의 이 감독 영입은 그야말로 깜짝 선임이었다. 이 감독에게 계약기간 3년을 안겨준 것보다도, 2003년부터 2013년까지 경남고등학교 감독을 맡았던 인사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 자체가 파격이었다. 물론 경남고 이전에 코치 경험이 있었고, 2014년 1군 주루코치를 역임했으나 아무래도 프로 코치 경험은 많지 않았기 때문.
그래도 롯데는 이 감독이 사분오열된 팀을 수습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봤다. 실제 이 감독은 팀을 빠르게 수습해나갔다. 시즌 초반 한화와의 빈볼 시비 후 현장 최고령 지도자 한화 김성근 감독에게 날 선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선수들을 감쌌다. 또 자신만의 원칙 속에서 팀을 운영하며 기강을 잡아나갔다. 그 결과 롯데는 시즌 초반 선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온이 올가가면서 조금씩 뒤처지기 시작했다. 이 감독도 그 과정에서 눈에 띄는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투수들의 보직이 정형화되지 않았다. 부상 악재도 있었다. 구단, 선수단 내부에서 초래된 각종 낡은 악재들도 있었다. 그는 이 부분을 확실히 봉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9월 초 팀은 미끄러졌고, 구단도 결단을 내렸다.
결국 이 감독은 계약기간 2년을 남겨둔 채 1년만에 쓸쓸히 팀을 떠났다. 실제 시즌 막판 감독 교체설이 돌기도 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경질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 또한 많지 않았다. 더구나 교체된 감독 역시 신임 조원우 감독이라는 점에서 롯데의 행보는 놀랍다. 그렇게 이 감독은 국내 최고 인기구단 롯데의 지휘봉을 잡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쓸쓸히 물러났다. 그가 롯데를 갑작스럽게 들었다 놓은 시간은 단 1년이었다.
어쩌면 1년은 이 감독이 롯데를 바로잡는 데 부족한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더구나 고교와 프로 감독은 천지차이. 하지만, 이 감독은 1년 동안 구단으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리지 못했으니 이 감독으로서도 할 말은 없다. 롯데의 파격 인사는 계속됐다. 그 과정에서 이 감독은 지도자 인생에 오점을 안고 1년만에 롯데를 떠났다.
[이종운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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