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90분 동안 모든 걸 쏟아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쿠웨이트 원정에서 가장 빛난 선수였다. 결승골을 터트렸고 측면에서 최전방과 중앙을 오가며 맹활약했다.
한국은 8일(한국시간) 쿠웨이트시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쿠웨이트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4전 전승을 기록한 한국은 조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반면 쿠웨이트는 3승1패로 조 2위에 머물렀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기점으로 구자철의 축구인생 그래프는 하향선을 그렸다. 잦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가 이유였다. 장기인 탈압박은 느려졌고 문전 쇄도에 의한 득점력도 떨어졌다. 주변의 우려 섞인 목소리는 점점 짙어졌다.
하지만 올 시즌 아우크스부르크 이적 후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이전 구자철이 맹활약을 펼치며 극적인 잔류를 이끈 구단이다. 편안한 곳으로 돌아온 구자철은 제 자리를 찾아갔다.
이번 쿠웨이트 원정은 부활하는 구자철을 목격한 경기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변함 없는 신뢰 속에 구자철은 부상으로 제외된 손흥민의 자리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측면 공격수였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구자철은 그라운드 곳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공격시에는 최전방까지 올라가 마무리를 했고 공을 소유할 때는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위치까지 내려와 점유율을 높였다. 과거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처진 공격수까지 소화했던 구자철의 다재다능함이 빛난 장면이다.
결승골도 구자철의 머리에서 나왔다. 전반 12분 박주호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꽂아 넣었다. 측면에 있던 구자철은 어느새 페널티박스 안으로 이동했고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에도 구자철은 위협적인 슈팅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후반 22분에는 장기인 턴 동작으로 수비를 벗겨낸 뒤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5분 뒤에도 개인기로 수비를 따돌리고 슈팅을 때렸다. 비록 추가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매우 위협적이었다.
물론 완벽한 부활을 논하기엔 옥의 티도 있었다. 공을 소유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자주 빼앗기는 모습도 보였다. 순발력과 간결함이란 측면에서 아직 전성기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듯 했다. 그러나 구자철이 부활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였다. 긍정적인 신호가 많았기 때문이다.
구자철은 경기 후 “내 자신에게 점수를 매기진 않는다. 다만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냈다. 90분 동안 체력적으로 모든 것을 다 쏟아냈다”며 스스로를 평가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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