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4)가 '가을야구'에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
니퍼트는 올해 부진했다.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에 그쳤다. 90이닝 밖에 던지지 못한 그다. 어깨, 허벅지 등 잦은 부상으로 두산 코칭스태프의 애를 태웠다.
하지만 두산은 니퍼트에게 중책을 맡기기로 했다. 10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니퍼트를 선발투수로 예고한 것이다.
니퍼트에게는 정규시즌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찬스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상대 팀을 보면 니퍼트의 명예회복이 쉽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니퍼트가 마주할 넥센은 올해 그에게 적잖은 악몽을 안긴 팀. 지난 6월 7일 목동에서 넥센을 만났으나 통증을 호소하며 12구만 던지고 강판됐다. 오른쪽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공백기를 보인 니퍼트는 돌아온 뒤에도 허벅지 부상으로 고생을 해야 했다. 그리고 9월 9일 목동에서 복귀전을 가진 니퍼트는 1이닝 3피안타 2볼넷 5실점(4자책)으로 부진하고 말았다. 올해 넥센전에 3경기에 나와 1패 평균자책점 9.72에 그쳤다. 8⅓이닝 동안 홈런은 한방도 맞지 않았는데 9안타 6볼넷을 내줬다.
넥센 타자들은 올해만 니퍼트에게 강한 면모를 보인 것이 아니다. 니퍼트는 통산 넥센전에 11경기에 나서 2승 6패 평균자책점 6.91로 가장 좋지 않은 상대 전적을 남기고 있다. 56이닝 동안 피홈런은 3개 뿐. 그러나 안타를 무려 69개를 맞았고 볼넷도 25개를 허용했다.
니퍼트에게 강한 면모를 보인 강정호(.421)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했지만 여전히 넥센에는 박병호(.313), 김민성(.333), 박동원(.571), 유한준(.357), 이택근(.313), 윤석민(.333) 등 니퍼트의 공을 잘 치는 타자들이 수두룩하다. 기교파보다는 강속구를 갖춘 투수에게 강점을 보인 넥센 타선의 특징이 드러나는 대목.
또한 니퍼트는 큰 무대에서도 넥센에 고전했던 전력이 있다. 2013년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구원 등판해 9회말 박병호에게 동점 3점포를 허용한 아픔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니퍼트를 팀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투수로 내세울 만큼 신뢰를 보이고 있다. "그래도 니퍼트는 큰 경기를 많이 치렀고 지금 구위도 좋다"라는 게 그 이유. 유희관, 장원준 등 국내파 선발투수들이 시즌 막판 좋지 않은 투구를 보여준 것 또한 니퍼트의 어깨를 기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막중한 책임 속에 마운드를 오를 니퍼트가 '데이터'를 무시하지 못할지, 아니면 무의미하게 만들지 궁금하다.
[더스틴 니퍼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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