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안산 강산 기자] '시몬스터' 로버트 랜디 시몬(안산 OK저축은행)에게 무릎 수술 후유증은 없는 듯했다.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시몬은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프로배구 V리그 대전 삼성화재전에 선발 출전했다. 그는 3세트를 모두 소화하며 30득점 공격성공률 65% 맹활약으로 팀의 세트스코어 3-1(25-21 28-26 23-25 25-23) 승리를 이끌었다.
애초 이날 경기는 토종 선수들간의 맞대결이 예상됐다. 시몬은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이었다. 게오르기 그로저(삼성화재)는 독일 국가대표팀 차출로 초반 3경기 출전이 어려웠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전날(9일) "시몬이 개막전에 나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경기 전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오늘 얼마나 뛸지는 본인 선택에 맡겼다"며 "나도 준비가 안 돼 있었다. 1라운드는 시몬 없이 갈 각오도 했다. 초반 경기 출전은 훈련의 일환"이라고 했다.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그러면서 "오늘 질 확률도 50% 이상 보고 있다"고 경계했다.
시몬은 시작부터 코트를 밟았다. 초반에는 부상 여파를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듯했다. 서브와 속공, 후위공격 모두 위력적이지 못했다. 세터 이민규의 토스를 완벽한 타이밍에서 때리지 못했다. 실전 감각이 확실히 떨어져 보였다.
하지만 10점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10-8 상황에서 속공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했다. 이후 퀵오픈과 서브, 후위공격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보탰다. 특히 14-11 상황에서 나온 서브득점은 특유의 강약조절이 돋보였다. 1세트에만 9득점 공격성공률 63.6%(점유율 35.5%) 맹활약. 송명근(6득점 공격성공률 50%, 점유율 32.3%)과의 시너지 효과도 한몫 했다.
2세트 시몬의 공격점유율은 19.35%였다. 송명근이 공격 대부분(점유율 51.61%)을 책임졌다. 하지만 시몬은 필요할 때 확실히 해줬다. 5득점 공격성공률 83.33%. 5점 모두 공격득점이었다.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았다. 특히 26-26 팽팽한 듀스 상황에서 강력한 속공으로 귀중한 한 점을 보탰다. 19-15 상황에서 잠시 쉬고 돌아와 힘을 보탰다. 시몬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가 눈에 보였다.
2세트 막판 휴식은 효과가 있었다. 시몬은 이후에도 변함없는 위력을 선보였다. 속공과 후위공격 가리지 않고 상대 코트를 맹폭했다. 결정적 순간 상대 공격을 건져올리며 또 다른 기회를 제공했다. 문제는 이전과 달리 점프력이 다소 떨어진 것. 하지만 상황에 맞는 공격으로 힘을 보탰다. OK저축은행은 시몬이 전위로 올라오면 센터 2명이 속공에 가담하는 셈. 삼성화재 블로커들은 혼란스러워했다. 시몬의 공격성공률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점프력이 다소 낮아졌을뿐 스파이크 위력은 그대로였다.
특히 4세트 17-14 상황에서 나온 오른쪽 후위공격은 시몬의 대단한 테크닉을 입증한 장면. 무조건 힘으로 하는 배구가 아니었다. 손목 스냅을 활용해 터치아웃을 유도했다. 팀이 필요할 때마다 결정적인 득점을 올려줬다. 4세트 20-17 상황에서는 찍어누르는 속공이 돋보였다. OK저축은행은 완전히 승기를 잡았고,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괴물' 시몬이 있었기에 승리도 따라왔다.
[로버트 랜디 시몬(가운데)이 공격하고 있다. 사진 = 안산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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