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맨', '핵노잼' 다 빼고 알짜만 남겼다 [夜TV]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티저부터 "핵노잼을 버린다"던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 팀의 자신감은 옳았다. 군더더기를 덜어낸 '슈가맨'이 '알짜 재미'와 함께 돌아왔다.

개그맨 유재석과 가수 유희열, 작사가 김이나, 걸그룹 2NE1 산다라박이 MC를 맡은 '슈가맨'이 20일 밤 정규편성 후 처음으로 방송됐다.

이날 방송의 오프닝에서 유재석은 "'슈가맨'이 파일럿 방송 후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왔다. 우선은 이름이 '슈가맨을 찾아서'에서 '슈가맨'으로 간결해졌다. 또 '슈가맨'은 짧은 전성기를 남기고 사라진 가수를 다루기에 큰 공감을 얻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작은 공감을 더 큰 공감으로 키우기 위해 세대별 방청객 100명과 함께 하게 됐다"고 파일럿 이후 일어난 프로그램의 변화를 소개했다.

이어 정규편성 후 첫 방송의 '슈가맨'이 등장했다. 유재석은 "겨울 하면 생각나는 노래" 등의 힌트로 첫 번째 슈가송을 소개했고, 잠시 후 노래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은 '하얀 겨울'의 주인공 미스터투였다. 유희열 팀의 '슈가맨'도 소개됐다. "20대들이 많이 알 것 같다. 나는 지금도 노래방에서 부르는 노래다"는 걸그룹 에이핑크 보미의 힌트와 함께 등장한 가수는 바로 현승민이었다. 현승민은 여전히 애절한 목소리로 '잊었니'를 열창했고, 그 시절로 돌아간 듯 한 두 팀의 노래에 100명의 방청객과 MC들은 큰 박수로 이들을 맞이했다.

짧은 전성기 후 무대를 떠난 '슈가맨'들의 근황이 소개됐다. 먼저 미스터투 박선우는 "지금 나는 연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민규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현승민은 "앨범을 준비하던 중 아버지의 건강이 안 좋아지셨다. 어머니께 모든 짐을 지게 할 수 없어서 가수의 꿈을 접고, 보험설계사로 일을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슈가맨'의 하이라이트인 2015년 버전 역주행송이 공개됐다. '하얀 겨울'은 블랙아이드 필승이, '잊었니'는 신사동호랭이가 재탄생에 도전했다. 노래는 각각 B1A4의 바로, 진영과 에이핑크의 보미, 남주가 담당했다. 유재석 팀은 진영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바로의 랩이 더해진 감미로운 2015년 버전 '하얀 겨울'을 선보였다. 이에 맞서는 유희열 팀 또한 남주와 보미가 직접 고안한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2015년 버전 '잊었니' 무대를 완성했다. 무대 후 발표된 결과는 69 대 31로 유희열 팀의 승리였다.

파일럿 방송 이후 '슈가맨'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MC들의 설명대로 간결함과 공감이었다. 우선 '슈가맨' 팀은 한정된 시간 안에 지나치게 많은 코너가 담겨있다는 지적을 반영해 추적맨이 '슈가맨'을 찾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제외했다. 또 스튜디오의 출연진이 '슈가맨'의 정체를 알아맞히는 과정과 '슈가맨'의 전성기를 소개하는 토크도 압축적으로 진행했다. 여기에 출연진의 재정비까지 이뤄진 결과 파일럿 방송에 비해 '슈가맨' 첫 방송은 훨씬 집중력 있게 흘러갔다.

공감도 면에서도 변신은 높은 점수를 받을 만 했다. 파일럿 방송 당시 '슈가맨'은 슈가맨의 슈가송을 기억하지 못하는 시청자가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는 부분을 지적받았다. 이는 '슈가맨'이 이름 그대로 슈가맨을 소재로 채택한 이상 끝까지 품고 가야할 숙제이기도 했다. 이에 대한 제작진의 해법은 세대별로 구성된 100명의 방청객이었다. 세대별 방청객 투입의 의미는 슈가송을 알지 못하는 시청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슈가맨을 모르는 방청객이 공감대를 키워가는 모습을 그려내겠다는 것이었다. 실제 '슈가맨'의 정체를 추리하는 시간 방청객들은 슈가맨을 모르면 모르는 대로, 알면 아는 대로 프로그램의 꼭 필요한 요소로서 기능했다. 그리고 프로그램 말미에는 한 회 녹화에 함께 하며 공감대를 키운 방청객들의 소감이 소개됐다. '슈가맨'은 이렇게 지적받은 군더더기를 모두 덜어내고 프로그램의 핵심만 남겼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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