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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미워도 엄마니까"…이파니의 한맺힌 눈물과 용서 [MD포커스]

시간2015-10-21 10:47:31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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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방송인 이파니(30)가 여섯 살 때 어머니로부터 버림 받고 15년 만에 재회했지만 또 다시 상처 받아야 했던 가슴 아픈 삶을 털어놨다.

20일 방송된 EBS '리얼극장'에선 이파니가 어머니 주미애(51) 씨와 필리핀으로 7박8일 여행을 떠난 모습이 공개됐다.

플레이보이 모델 선발대회 출신으로 유명한 이파니는 TV에서 주로 활기찬 모습을 보여줘 밝은 방송인으로 대중의 뇌리에 새겨져 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은 이파니의 슬픈 고백과 같았다. 여섯 살 때 어머니가 자신을 남겨두고 떠났고, 아버지와 새어머니에게도 보호 받지 못해 홀로 학창시절을 보내며 순탄하지 못한 인생을 걸어온 것.

살던 집은 물론 학비도 없어서 학교에서도 쫓겨났다는 이파니는 "어느 날 집에 갔는데 집주인이 짐을 다 내놓고 문을 잠가 놓았더라. 그 길로 갈 데가 없었다. 고시텔 같은 데서 살기도 했다"며 "안 해 본 아르바이트 없이 살다 보니까 너무 억울했다"고 토로했다.

플레이보이 모델 선발대회 역시 오로지 상금이 참가의 이유였다. 덜컥 1등을 수상하고 연예계 데뷔까지 했지만 이파니의 마음 속은 늘 다른 꿈이 있었다. "열일곱 살 때부터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빨리 결혼해서 아기 낳고 ?럭 싶다' 이런 생각을 엄청 했다. 내가 연예인이란 꿈 같은 건 생각도 못했는데, 우연히 연예인이 됐다고 망각하고 살지 말자는 결정을 내렸고, 기획사에도 얘기했다"는 것.

결국 일찍 가정을 꾸려 스물한 살에 아기를 낳았으나 안타깝게도 1년반 만에 이혼한 이파니. 또 다시 찾아온 역경이었다.

특히 이파니는 자신의 연예계 데뷔 후 15년 만에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며 긴 시간 끝에 재회한 어머니였지만 도리어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당시 어머니가 "'너 연예인이라서 잘 살 줄 알았는데 되게 가난하게 사는구나' 이렇게 얘기하더라"며 "그 말에 엄마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 그때 응어리가 돼서 '아, 안 봐야겠다' 하고 안 봤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방송에서 공개된 이파니와 어머니 주미애 씨의 감정의 골은 깊었다. "자식을 못 돌봐주는 부모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범죄 수준으로 생각한다"는 이파니는 어머니를 원망했고, 주미애 씨는 "친정 엄마도 없는 집에서 술 드시는 아버지 밑에서 사는 것보다 당연히 자기 친아버지가 있고 또 새엄마가 있고 좋은 가정에 할머니도 계시니까 저하고 사는 것보다 훨씬 좋으을 것이란 판단 때문에 보냈다"고 호소했다.

심하게 다투기도 한 모녀였다. 이파니는 어머니의 부재로 "얼마나 외로웠는지 모르겠어"라고 눈물 흘리며 "그때 그 상처가 사람을 변하게 하고 '진짜 진실한 사랑은 없구나' 하는 걸 느끼며 살았다"면서도 "나는 '내 자식은 절대 그렇지 않아'라는 희망을 품고 그렇게 살고 있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재혼 후 딸까지 얻은 이파니는 남편 그리고 두 자녀와 함께 오붓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이파니는 특히 "'우리 아들이 새아빠와 잘 살 수 있을까', 내가 그 전에 새엄마와 결합을 잘하지 못했던 것 때문에 확신이 없었고 재혼할 생각이 없었다"며 첫째인 아들이 "나는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삼촌이었으면 좋겠어"라고 지금의 남편에게 얘기하는 것을 알고 마음도 바뀌었다고 한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이파니 역시 이를 거스를 순 없었다. 어머니와 찾은 한 폭포 앞에서 "인생을 처음부터 다시 되돌릴 수 없으니까 지금이라도 내 마음의 상처를 털어버리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토로한 이파니는 "미워도 엄마잖아. 미워도 엄마니까. 엄마라잖아"라고 응어리를 쏟아내며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내가 상처 받았다고 그 상처 그대로 돌려주면 안되니까"라는 이파니였다.

"너 살면서 엄마가 언제 제일 보고 싶었어?"란 어머니의 말에 "항상. 한번도 빠짐 없이 그냥 엄마라는 존재가 있길 바랐어"라고 한 이파니.

결국 주미애 씨는 "엄마가 너 너무 그리웠는데 어릴 때 같이 못있어 줘서 미안해"라며 울자, 딸 이파니도 "엄마, 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 그냥 안기고 싶었어. 나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단 말이야. 날 안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어"라고 함께 울었다.

그리고 주미애 씨는 "엄마만 네편이면 되잖아. 행복하게 살자"라고 딸을 안았다.

[사진 = EBS 방송 화면]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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