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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인턴기자] 영화 속 예상은 빗나갔다. 그러나 염소의 저주는 이어졌다.
시카코 컵스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파크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에서 3-8로 패배, 시리즈 전적 4연패로 월드시리즈(WS) 진출에 실패했다.
컵스는 정규시즌에서 NL 중부지구 3위(97승 65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0.599라는 높은 승률로 와일드카드 순위에서 2위를 기록,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컵스의 돌풍이 시작됐다. 선발 제이크 아리에타의 완봉으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손쉽게 물리치며 디비전시리즈(ALDS)에 진출하더니 같은 지구 1위 세인트루이스 카이널스까지 3승 1패로 제압하고 ALCS에 진출했다.
컵스는 지난 1908년 WS 우승 이후 100년이 넘도록 WS 반지를 끼는데 실패했다. 이런 침묵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컵스에게만 전해져 내려오는 유명한 2개의 스토리가 있다.
하나는 지난 1989년 개봉한 미국의 SF/코미디 영화 ‘백투더퓨쳐 2’의 예언이다. 타임머신으로 미래를 여행하는 이 영화는 당시 2015년 10월 21일에 컵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영화 중간에 한 일간지의 지면에는 ‘컵스, 5연승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헤드라인이 적혀있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컵스가 역으로 4연패를 당하며 정반대의 현실이 구현됐다.
또 하나는 ‘염소의 저주’이다. 사건은 컵스가 WS에 진출한 194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컵스의 홈구장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의 WS 4차전에서 샘 지아니스라는 한 관중이 염소를 데리고 입장하려다 제지당했다. 화가 난 지아니스는 “다시는 이 곳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으리라”고 저주를 퍼부은 뒤 경기장을 떠났다. 그런데 실제로 그 후 컵스는 지금까지 WS 우승에 실패하고 있다.
게다가 당시 염소의 이름이 ‘머피’였는데 공교롭게도 이번 ALCS에서 컵스를 울게 한 대니얼 머피(뉴욕 메츠)와 이름이 같다. 머피는 이번 ALCS에서 타율 0.529(17타수 9안타) 4홈런 6타점으로 ‘미친’ 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6경기 연속 홈런으로 MLB 포스트시즌 연속 경기 홈런 기록을 갈아 치웠다. 미국 언론들에서는 머피를 70년 만에 환생한 염소라고 부르며 우연의 일치를 조명하기도 했다.
결국 영화 속 예언은 빗나갔고 ‘염소의 저주’는 적중했다.
[백투더퓨처의 예언을 바라는 컵스의 팬(위), 뉴욕 메츠 대니 머피(가운데). 사진 = AFPBBNEWS]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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