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이다' 주원, 20대 마지막에서 변화를 꿈꾸다 (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주원이 그동안의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말쑥한 외양 보다는 꼬질꼬질한 모습을 택했고, 차갑고 무심한 듯 하지만 정감이 뚝뚝 묻어나는 사투리를 구사하며 도시남 이미지를 지워냈다.

영화 ‘그놈이다’는 여동생을 잃은 남자가 죽음을 예견하는 소녀의 도움으로 끈질기게 범인을 쫓는 이야기를 그렸다. 주원이 여동생을 잃은 남자 장우로 분했다.

주원은 자신의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작정하고 변화를 택한 작품. 그렇다고 완전 다른 모습을 추구했던 건 아니다. 자신의 기존 모습을 밑바탕에 두되, 고민을 거듭하며 지금까지의 모습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도록 장우의 모습을 만들어 나갔다. 언론시사회 당일 배급관에서 ‘그놈이다’를 본 주원은 영화를 보면서 어떤 반응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하며 봤다고 털어놨다.

“스릴러 장르에 대한 갈망이 컸어요. 남자 배우라면 해보고 싶어 하는 장르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기도 해요. 29세가 되면서 변화에 대한 갈망이 커졌어요. 대본을 받고 감독님과의 첫 미팅 때도 그런 말씀을 드렸죠. 감독님이 흔쾌히 ‘나도 주원이가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뭔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주원은 이 시점에서 ‘그놈이다’를 만나게 돼 다행이라고 전했다. 변화를 주고 싶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때, 180도 다른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이미지에 다른 모습들을 덧입힐 수 있는 장우 역이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가폰을 잡은 윤준형 감독 역시 주원의 모습을 탈바꿈시키기 보다 기존을 모습을 밑바탕에 두되 새로운 면들을 추가하길 바랐다.

“제가 지금 변화를 꿈꾸는 건 다 선배님들을 보며 생각하게 된 거예요. 30대 선배들을 봤을 때 멋있더라고요. 나이차가 확 나는 건 아니지만요. (웃음) 뭔지 모를 여유도 있고 어떤 분은 섹시하기도 한데 어떤 분은 여리면서도 남성적이에요. 여러 색의 선배님들이 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연기자로서 멋져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남자 후배가 봐도 멋있는, 선배님들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런 주원이 꼽는 롤모델은 ‘선생님들’이다. 누구 하나 특정하기 보다는 현재까지 왕성히 활동 중인 여러 배우들이 그의 목표점이다. 연기를 즐기고 삶의 일부분으로 삼게 된 그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원래 고민, 생각이 많은 스타일인데 올해 유난히 많은 것 같아요. 전 계속 연기를 하고 싶어요. 할아버지가 돼서까지 연기를 하려면 계속 쓰임새가 있어야 하고 잊혀져서도 안 되죠. 저야 계속 연기를 할 테지만 관객, 시청자들이 원하는 점들이 있으니 맞춰갈 필요도 있고요. 그런 것들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배우 주원.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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