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삼성타선과 더스틴 니퍼트의 맞대결이다.
2년만에 한국시리즈서 재회한 삼성과 두산. 핵심 키워드는 삼성 타선과 니퍼트다. 이 매치업에서 이기는 쪽이 주도권을 쥘 확률이 상당히 높다. 현재 삼성 전력은 류중일 감독 부임 후 최약체. 원정도박 혐의를 받는 주축 투수 3명이 한국시리즈에 나서지 못한다. 그 어느 때보다 타선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두산도 마찬가지. 마운드의 언밸런스가 리그에서 가장 극심한 팀이다. 선발진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특히 현 시점에선 더스틴 니퍼트가 핵심. 유희관이 좋지 않고, 앤서니 스와잭의 엔트리 합류가 불투명하다.
정규시즌서는 삼성 타선이 니퍼트에게 강했다. 니퍼트는 삼성타선에 3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4.34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 수치는 참고사항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니퍼트는 올 시즌 골반, 어깨, 서혜부가 차례로 아팠다. 구위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 막판 3경기서 건강을 완벽하게 회복, 예년의 구위를 되찾았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 특급 에이스 위용을 뽐냈다. 건강한 니퍼트는 삼성 천적이었다. 니퍼트는 지난해까지 4년간 삼성에 13승1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매우 강했다.
▲1·4·7 혹은 2·5
니퍼트는 22일 플레이오프 4차전서 7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져 무실점했다. 이 기록이 놀라웠던 건 나흘 전이었던 18일 1차전서 114개의 공으로 완투완봉 했기 때문. 그의 몸이 최상의 상태로 올라왔다는 증거다. 나흘만의 등판이었지만, 구위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만 86개를 소화한 뒤 스스로 더 이상은 무리라며 강판을 받아들인 게 돋보였다. 그만큼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알고 있다.
니퍼트는 "투수코치와 상의해서 등판일을 잘 결정하겠다"라고 했다. 그는 26일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최소 3일을 쉬었기 때문. 몸 상태와 구위가 최상이라는 점, 이미 사흘 휴식을 극복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가능한 시나리오다. 더구나 두산은 니퍼트를 1차전에 내세우면 4차전, 7차전에 잇따라 선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순번상 1차전 등판 차례인 유희관은 시즌 막판부터 좋지 않았다. 1차전 기선제압용으로는 니퍼트보다 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를 2차전 선발로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26일 1차전에 선발로 나갈 경우 두 차례 연속 4일 로테이션을 소화해야 한다. 아무리 최상의 몸 상태를 찾은 투수라고 해도 정신적, 체력적 피로도가 심한 한국시리즈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니퍼트는 두산 마운드 최후의 보루. 그가 무너지면 두산이 입는 심리적 데미지는 엄청나다.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니퍼트가 나흘 쉬고 2차전에 선발 등판할 경우 5차전 혹은 6차전서 선발 등판할 수 있다. 삼성 입장에선 당연히 니퍼트가 2차전과 5차전에 선발 등판, 한 번이라도 덜 만나는 걸 원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니퍼트의 등판 횟수가 아니라 니퍼트와 삼성타선이 부딪혔을 때 어떤 결과를 도출하느냐다.
▲삼성타선 대응
삼성 타선은 올해 니퍼트에게 좋은 성과를 내며 자신감을 찾았다. 하지만, 지금 니퍼트는 정규시즌의 니퍼트가 아니다. 일단 삼성 타선도 넥센, NC처럼 니퍼트에게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타선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서 니퍼트를 무너뜨리지 못하면 우승 확률이 그만큼 떨어진다. 삼성으로선 어떻게든 대비책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에겐 초구부터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보고 적극적인 공략을 하는 게 상책.
삼성은 2013년 니퍼트에게 19이닝 5득점에 그쳤다. 니퍼트가 등판했던 3경기 모두 선발승 제물이 됐다. 그러나 그해 한국시리즈에선 양상이 사뭇 달랐다. 2경기 12⅔이닝 6득점으로 제대로 공략했다. 특히 6차전 6~7회에 채태인과 박한이의 홈런을 앞세워 니퍼트를 무너뜨렸다. 그러면서 한국시리즈 흐름이 완전히 삼성으로 넘어갔다.
니퍼트의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극강 모드가 한국시리즈에도 이어진다면 삼성도 그에 맞는 대응책이 필요하다. 삼성 타자들은 NC, 넥센과는 달리 경험도 풍부하고 승부처에서의 응집력과 파괴력이 뛰어나다. 니퍼트로선 절대 안심할 수 없다. 삼성 타선과 니퍼트 모두 이 매치업에서 밀리면 다른 파트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선 서로를 넘어야 한다.
[삼성 타자들(위), 더스틴 니퍼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