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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인턴기자] 프로는 기록이 모든 걸 증명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25일 오전 “손아섭의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위한 포스팅 참가를 허용하기로 했다. 한국시리즈 종료 후 KBO에 그의 포스팅을 정식 요청할 계획이다”라며 “손아섭(27), 황재균(28) 두 선수의 강한 도전의지와 목표의식을 높이 평가했고, KBO 규약에 따라 1명의 포스팅 참가 선수를 선정하기 위해 면밀한 논의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한 팀의 두 거물급 선수가 연달아 MLB 진출 선언을 하면서 롯데의 결정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해외 구단에 양도할 수 있는 선수는 1년에 한 명으로 한다'는 KBO 규약 104조 2항 때문. 결국 롯데의 선택은 손아섭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바로 기록 때문이다. 프로는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다. 황재균이 올 시즌 ‘벌크업’을 통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26개를 기록하고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하는 등 파워를 길렀다 해도 종합적인 기록은 이미 손아섭이 우위에 있었다.
올 시즌 손아섭과 황재균의 타율은 각각 타율 0.317(445타수 141안타) 13홈런 54타점, 0.290(534타수 155안타) 26홈런 97타점. 황재균이 홈런과 타점, 출전 경기에서 손아섭을 압도했지만 수위타자의 기준인 3할을 넘지 못했다. 또한 손아섭이 지난 2010년부터 6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꾸준함을 과시한 반면, 황재균은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지난해밖에 3할을 기록하지 못했다.
또한 수상경력에서도 차이가 났다. 손아섭은 최근 4년간 외야수 부문에서 골든글러브를 꾸준히 수상했지만 황재균은 3루수에서 단 한 차례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했다. 국가대표 발탁 횟수도 손아섭이 3번(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14년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 황재균이 2번(2014 인천아시안게임, 2015 프리미어 12)으로 손아섭이 근소하게 앞섰다.
롯데도 25일 발표에서 “최근 5년간 개인 성적, 팀 기여도의 척도인 연봉, KBO의 대표팀 발탁횟수 및 언론의 시각에서 판단하는 골든글러브 수상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손아섭의 포스팅 참가를 심사숙고 끝에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의 이번 결정으로 황재균은 KBO 리그에서 좀 더 기량을 쌓아 1년 뒤 FA 자격으로 MLB에 진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물론 롯데가 “손아섭의 포스팅 실패 시 곧바로 황재균에게 포스팅 참가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라며 여지를 남겼지만 포스팅에서 계약 협상까지의 긴 소요 기간 상 리그 잔류가 불가피해졌다.
[손아섭(좌), 황재균(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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