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지난해 6위에 머물렀던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다. 이제는 우승 도전이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59승 1무 68패를 기록하며 9개 구단 중 6위에 머물렀다. 두산의 선택은 '1년 만의 감독 경질'이라는 초강수였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팀 전력 자체가 어땠는지 여부를 떠나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는 것 자체로 감독의 능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두산은 정규시즌 넥센 히어로즈와의 3위 싸움에서도 승리했으며, 플레이오프에서 NC에게 1승 2패로 밀리는 상황에서도 결국 이겨내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다.
이로써 김태형 감독은 역대 4번째로 초보 사령탑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얻게 됐다. 지난해까지 초보 사령탑으로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록한 인물은 1983년 해태 김응용 감독, 2005년 삼성 선동열 감독, 2011년 삼성 류중일 감독 밖에 없다.
또 한 가지 관심이 가는 부분은 여러모로 자신과 비교되는 김경문 감독도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느냐 여부다. 공교롭게도 김태형 감독은 김경문 감독을 누르고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 쥐었다.
김태형 감독은 '리틀 김경문'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번 플레이오프를 두고 '김경문과 김경문이 싸우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단순히 'OB 출신 포수'이기 때문은 아니다. 그라운드 안에서의 플레이 스타일은 물론이고 팀을 이끄는 카리스마까지 닮아 있다. 선수와 선수, 코치와 선수, 감독과 코치 등 같이 팀에 몸 담았던 기간도 길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이며 올림픽 금메달까지 목에 건 김경문 감독이지만 아직까지 이루지 못한 것이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그에게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감독 부임 2년 만인 2005시즌에 소속팀 두산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플레이오프를 스윕한 뒤 정규시즌 1위팀 삼성과 만났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4전 전패한 것.
김경문 감독은 2007년 또 한 번 기회를 얻었다. 이번엔 '진짜 되는 듯'했다. 정규시즌 우승팀 SK를 만나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것. 하지만 결과는 KBO리그 사상 첫 2승 후 한국시리즈 우승 무산이었다. 2008년에도 또 다시 김성근 감독이 이끌던 SK에 1승 4패로 무너졌다.
올해는 삼성과 정규시즌 우승을 다투다가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삼성에게 악재가 터지며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의 한국시리즈 진출 우승 꿈을 무산시킨 팀은 다름 아닌 '리틀 김경문'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이었다.
여러번의 고비를 넘기고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이뤄낸 김태형 감독. 그가 역대 3번 밖에 없는 초보 감독 우승 역사에, 2001년 두산 이후 14년 만의 비 정규시즌 우승팀 한국시리즈 우승에, 자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김경문 감독도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두산 김태형 감독.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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