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외국인 투수의 힘이 필요하다.
삼성 라이온즈는 한국시리즈를 하루 앞둔 25일, 엔트리 28인을 발표했다. 그동안 표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원정 도박 의혹 3인방의 이름도 밝혀졌다. 별다른 일이 없다면 '당연히' 엔트리에 들어있어야 할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의 이름이 빠져 있었던 것.
그동안 삼성 마운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그들이기에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다른 투수들의 역할도 늘어났다. 특히 알프레도 피가로와 타일러 클로이드의 활약도 삼성의 시리즈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다른 팀에 비해 외국인 선수 영향력이 적다. 워낙 뛰어난 국내 선수들이 많아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하더라도 다른 팀에 비해 피해를 덜 입는다. 2013년에는 에스마일린 카리다드(카리대)를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도(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했다.
올시즌 두 명의 외국인 투수 피가로와 클로이드는 모두 10승 이상을 거뒀지만 압도적인 활약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피가로의 경우 전반기까지는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지만 후반기에는 부상 등으로 고전했다. 시즌 성적은 13승 7패 평균자책점 3.38.
클로이드 또한 출산 휴가 뒤 극도의 부진을 보이며 11승 11패 평균자책점 5.19에 만족해야 했다. 팀내 5선발인 차우찬에 비해서도 성적과 위력에서 모두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이제는 이들이 해줘야 한다.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 상대팀이 두산으로 결정된 이후 "올해 포스트시즌의 키워드는 '선발야구'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는 정규시즌 내내 선발야구를 해왔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그동안 우리가 해오던 선발야구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류 감독의 말대로 삼성은 시즌 때도 선발야구를 해왔지만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셋업맨 안지만과 마무리 임창용이 모두 빠져 있기 때문. 결국 선발투수들이 잘 던지는 것은 물론이고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한국시리즈는 '단기전 속의 장기전'으로 불린다. 그렇지 않아도 믿을만한 불펜투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선발들이 일찍 물러나 불펜에 과부하까지 걸린다면 삼성의 통합 5연패 꿈은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일단 1차전부터 외국인 피가로가 선발로 나선다. 피가로가 지난해 1차전 선발 릭 밴덴헐크(6⅓이닝 5피안타 7탈삼진 2실점)와 마찬가지로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외국인 투수의 맹활약 없이도 충분히 잘했던 삼성이지만 이제는 '외국인 투수의 힘'이 필요한 때다.
[타일러 클로이드(왼쪽)와 알프레도 피가로.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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