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윤욱재 기자] 과연 두산은 특유의 뚝심으로 한국시리즈도 제패할 수 있을까. 사실 쉽지 않은 여정이다. NC와 플레이오프에서 최종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이느라 원투펀치인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을 한국시리즈 1차전에 투입할 수 없게 됐다.
두산의 선택은 유희관이었다. 유희관은 정규시즌에서 18승을 거뒀지만 시즌 막판의 부진이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지고 있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란 중책이 맡겨졌으니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신감보다는 부담감이 더 클 수 있는 상황. 25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모습을 드러낸 유희관은 최근 자신의 심경을 대변하듯 "내가 이 자리에 나온 것도 민망하고 죄송하다"라고 첫 마디를 뗐다.
어떻게든 다시 잘 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해 보였다. 유희관은 "시즌 막판에 잘 하지 못했는데 이를 만회하려고 하다보니 역효과가 난 것 같다"라면서 "이미 잃을 것을 다 잃었다. 편하게 던지려고 생각한다"라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내 그는 "못 던져도 비난을 감수할 것이다. 자신 있게 던지겠다"라는 말로 각오를 보였다.
평소보다 침울해 보인 그의 모습 때문일까. 김태형 두산 감독이 유머 감각을 발휘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를 묻는 질문에 "유희관이다"라고 밝히면서 그 이유로 "니퍼트와 장원준이 이미 던져서 유희관이 1선발로 나가게 됐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장내가 웃음 바다가 된 것은 물론이다. 한 자리에 동석한 감독이 선수 본인 앞에서 이런 유머를 구사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그리고 이내 다시 진지해졌다. 한국시리즈에서의 키플레이어를 묻는 질문에 김 감독의 대답은 다시 한번 유희관의 이름을 말했다.
김 감독은 "우리는 유희관이 잘 해야 한다. 그래야 이번 한국시리즈를 재밌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에게 책임감을 불어 넣으면서도 "유희관이 평소 하던대로 편하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큰 경기라는 중압감에서 벗어나길 바랐다.
감독 스스로 '릴랙스'한 모습으로 선수를 편하게 한 장면이 인상에 남는다. 한국시리즈에서 명예회복을 노리는 유희관이 마운드에서도 '릴랙스'하면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까.
[유희관(왼쪽)과 김태형 감독(오른쪽).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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