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현실적인 대처다.
양의지와 앤서니 스와잭은 두산의 대표적인 부상자들. 두산은 두 선수가 부상에서 회복하기 위해 엄청난 배려를 했다. 양의지는 플레이오프 2차전서 나성범의 파울 타구에 오른 발톱을 정통으로 가격 당했다. 3차전서 결장하며 이틀 연속 쉬었지만, 4~5차전서는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양의지의 발톱에는 여전히 미세한 균열이 있다.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김태형 감독은 양의지의 부상투혼을 알면서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백업 포수를 추가하지 않았다.
스와잭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더 이상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두산은 NC와의 플레이오프에 외국인선수를 2명밖에 활용하지 못하고도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한국시리즈에도 스와잭의 자리는 없다. 스와잭은 두산의 올 시즌 마지막 순간과 함께하지 못하면서 한국 생활을 접었다.
▲포수 2인체제 고수
김태형 감독은 "걱정을 많이 했다"라고 털어놨다. 포수 출신이기에 포수의 고충을 잘 안다. 양의지는 진통제를 먹고 경기에 나섰지만, 쪼그려 앉아서 볼을 받을 때마다 통증이 있었다. 타격과 주루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양의지가 없는 두산 타선은 너무 허약했다. 최재훈이 선발 포수로 나서면서 지명타자 홍성흔이 선발 출전하지 못하고 벤치에서 대기했다. 자연히 하위 타선 위력이 뚝 떨어졌다.
김 감독은 양의지가 아무런 내색 없이 4~5차전서 정상적으로 출전한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플레이오프 5차전 승리 직후에도 "의지가 기특하고 고맙다"라고 했다. 이어 "의지의 몸 상태는 계속 관리가 필요하다"라면서도 "의지가 잘해주고 있고, 재훈이도 있다"라며 한국시리즈 포수 엔트리도 플레이오프에서 변화를 주지 않았다.
양의지가 몸 상태가 악화되면 두산 라인업은 플레이오프 3차전처럼 약화된다. 그러나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백업 포수를 넣지 않았다. 그만큼 양의지에 대한 믿음이 두텁다. 그리고 어차피 양의지가 주전으로 뛰지 못하면 백업이 1명 있는 것과 2명 있는 건 큰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 기존 야수와 투수 구성을 손질하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다.
▲과감히 포기한 스와잭
두산은 스와잭이 팔 이두근 통증을 호소하자 이천에서 재활하도록 배려했다. 플레이오프 기간 계속해서 상태를 체크했다. 혹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넣을 가능성이 있는지 살폈다. 그러나 반전은 없었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5차전 직후 "스와잭의 상태를 마지막으로 체크해보고 결정하겠다"라고 했지만,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서는 "스와잭이 뛰지 못한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두산은 불펜 고민이 크다. NC와의 플레이오프서 1승2패로 몰린 뒤 4~5차전서 마무리 이현승 외에 다른 불펜 투수들을 쓰지 못했다. 그만큼 중간계투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그러나 장기전 성격이 있는 한국시리즈서 매 경기 플레이오프 4~5차전처럼 이현승에게만 2~3이닝을 소화하게 할 수 없다. 그만큼 스와잭의 공백이 크다. 박빙 흐름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카드가 필요하다.
김 감독은 플랜B를 마련했다. 좌완 이현호를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전천후 투수로 쓴다. 그는 "이현호가 스와잭 역할을 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이현호는 플레이오프 4선발로 뛰려고 했으나 무산됐다. 단기전이면서도 장기전 성격을 갖고 있는 한국시리즈서는 어떻게든 활용될 전망. 양의지와 스와잭에 대한 김 감독의 조치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한국시리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의지(위), 스와잭(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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